광주의 관문인 광주송정역 증축을 포함한 일대 각종 개발사업이 수년째 지지부진하다. 광주송정역 증축공사와 복합환승센터, 투자선도지구 조성사업이 저마다 표류하거나 좌절되면서 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1일 광주시와 국가철도공단에 따르면 광주송정역을 2배 규모로 넓히기 위한 증축공사가 입찰자격 조건완화와 공사비 증액에도 마땅한 시공업체를 선정하지 못하고 있다.
발주처인 국가철도공단이 최근 4번째 진행한 입찰참가자격사전심사(PQ)에 업체 2곳이 참여했으나 이중 1곳이 응찰조건 미달로 탈락했다.
이로 인해 단독 입찰이 불가피해지면서 ‘특혜 시비’를 우려한 관련 규정에 따라 결과적으로 재공고 결정을 내렸다.
국가철도공단은 지난 1월부터 3차례에 걸친 입찰에서 업체 선정이 여의치 않자 광주시와 협의 끝에 참여업체 입찰자격을 완화하고 공사비를 늘렸다.
‘최근 15년 동안 1600㎡ 규모 이상 철도역사 또는 차량기지 건축’으로 응찰조건을 이전보다 낮추는 대신 공사비는 다소 증액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국가철도공단과 시는 12월 27일 개시한 입찰공고에 이어 내년 1월 6일 실시하는 5번째 입찰에 기대를 걸 수밖에 없게 됐다. 그런데도 건설경기 침체로 입찰자격을 충족하는 참여업체가 적을 것으로 예상돼 다음 입찰도 낙찰로 이어질지 불투명하다.
광주송정역은 KTX 호남선이 개통한 2015년 4월 초부터 ‘1 도시 1개 역’ 원칙에 따라 기존 광주역을 대체한 관문 역할을 맡고 있다.
개통 당시 하루 평균 3300여명에 불과하던 이용객은 현재 평일 2만2000여명, 주말 2만 7000여명으로 7~8배 늘었으나 좁은 대합실·승강장, 부족한 주차공간·편의시설로 많은 불편을 겪고 있다.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야간공사 위주로 진행될 3년간의 증축공사가 마무리되면 광주송정역은 연면적 5754㎡에서 1만945㎡로 2배 정도 확장된다.
송정역 일대를 물류·교통 허브이자 산업·업무·주거 융복합지구로 개발하기 위한 연관 사업도 수년째 제자리를 맴돌고 있다.
국토교통부 시범사업인 ‘복합환승센터 조성사업’은 한국철도공사와 5개 업체로 구성된 콘소시엄, 광주시 등 3자가 장기간 벌여온 백화점 등 ‘상업시설’과 ‘버스터미널’ 유치 협상이 결렬되면서 무산됐다.
광주시는 개발사업 우선협상대상자에게 ‘복합환승센터 개발사업 종료’를 통보하고 KTX 거점형 투자선도지구 개발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
하지만 광산구 송정·월전·장록·송촌동 일원 56만427㎡에 한국토지주택공사와 함께 5943억원을 투자해 연구·지원 시설, 주거·상업 융복합단지를 조성하는 이 사업 역시 진척되지 않고 있다.
광주송정역 뒤편 금호타이어 이전 시기가 여전히 불투명한 데다 실시계획 승인과 토지보상이 늦어져 내년 착공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시 관계자는 “광주송정역 이용객이 급증하는 추세인 만큼 이용객 불편을 덜기 위해 역사 증축공사는 사업성을 보완해 내년 중에는 반드시 착공할 것”이라며 “금호타이어 이전과 맞물린 투자선도지구 개발도 최대한 서둘러 일자리 창출과 지역소득 증대를 꾀하겠다”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