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속이고 이용” 美국방장관 지명자 母 분노 이메일

입력 2024-12-01 07:39 수정 2024-12-01 13:14
미국 국방부 장관으로 지명된 피트 헤그세스.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국방부 장관 지명자 피트 헤그세스(44)의 어머니가 과거 헤그세스에게 그의 잘못된 여성관을 비판하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뉴욕타임스(NYT)는 29일(현지시간) 헤그세스의 어머니인 페넬로페 헤그세스 여사가 아들에게 보낸 이메일 내용을 공개했다. 이 이메일은 헤그세스가 두 번째 부인과 이혼 소송을 진행 중이던 2018년 4월 발신됐다.

헤그세스 여사는 “난 너의 성격과 행동에 대해 침묵을 지키려고 노력했지만, 오늘 네가 사만다에게 느끼게 한 감정을 듣고 나서는 침묵을 지킬 수 없었다”며 “여성이자 너의 어머니로서 나는 반드시 말해야 한다고 느낀다”고 글을 시작했다.

이어 “너는 여성 학대자다. 그건 추악한 진실이다. 나는 여성을 폄하하고, 거짓말하고, 속이고, 난잡하게 지내고, 자신의 권력과 자존심을 위해 여성을 이용하는 모든 남자를 존중하지 않는다”면서 “너는 그런 남자이고(수년 동안 그래왔다) 너의 어머니로서, 그렇게 말하는 것이 괴롭고 부끄럽지만, 그것은 슬프고 슬픈 진실이다”고 지적했다.

다만 NYT가 취재를 시작하자 페넬로페 여사는 자신이 보낸 이메일 내용을 부인했다.

그는 NYT에 “(이메일은) 분노 탓에 감정이 과잉된 상태에서 쓴 것”이라면서 “절대 사실과 다른 내용”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아들을 비난하는 이메일을 보낸 뒤 곧바로 두 번째 이메일을 보내 사과까지 했다고 주장했다.

NYT는 헤그세스 가족과 관련이 있는 다른 사람으로부터 해당 이메일의 사본을 얻었다고 밝혔다. 헤그세스 여사는 첫 이메일을 보낸 날 사만다에게도 이 이메일의 사본을 보냈다고 한다.

폭스뉴스 앵커 출신인 헤그세스 지명자는 장관 발표 후 각종 성추문에 휩싸여 있다.

세 번 결혼한 헤그세스는 첫 부인에게는 불륜을 이유로 이혼 소송을 당했고, 두 번째 부인에게는 혼외자를 얻어 이혼 소송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7년에는 성폭력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은 사실도 뒤늦게 확인됐다.

성윤수 기자 tigri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