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시장이 있었어요?” 올해 코넥스 신규 상장 5곳 그칠듯

입력 2024-12-01 06:00

국내 세 번째 증권 시장인 코넥스가 올해 역대 가장 부진한 신규 상장 성적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코넥스 시장을 통해 기업들이 자금을 조달하는 규모는 2021년 이후 줄곧 내림세다. 내년이면 개장 12년 차에 접어들지만, 시장 존재조차 모르는 개인 투자자도 적지 않는 등 사실상 방치상태라는 지적도 나온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코넥스에 신규 상장한 기업은 팡스카이와 타조엔터테인먼트 두 곳뿐이다. 지난달 상장 신청서를 접수한 기업 3곳(에이엠시지 유비씨 창대정밀)이 연내 상장된다 하더라도 5곳에 그친다.

연도별 코넥스 신규상장 기업 수는 2013년 45곳을 시작으로 2014년(34곳)과 2015년(49곳) 2016년(50곳) 매년 늘었지만 이후 감소세로 돌아섰다. 2021년에는 상장 기업 수가 7곳으로 줄었다가 2022년과 2023년 각각 14곳이 상장됐다.

코넥스는 2013년 7월 1일 문을 연 코스피와 코스닥에 이어 세 번째 증권 시장이다. 중소‧벤처 기업의 자금 조달 통로가 은행 대출에 편중돼 있어 기존 상장사 대비 이자율도 높아 부채비율이 높아지는 어려움이 있어 이들의 자금조달을 위해 만들었다.

코스닥에 상장 요건을 채우지 못하는 기업들이 상대적으로 진입이 수월한 코넥스에 상장해 성장한 뒤 코스닥으로 이전 상장하는 코스닥 전 단계로 여겨지기도 했다. 코넥스에서 코스닥 시장으로 이전상장 한 사례는 2014년 6건에서 2021년 10건까지 늘었다가 2022년 5건, 2023년 7건을 기록했다. 올해는 현재 이전 상장을 추진 중인 듀켐바이오를 포함해도 3건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코넥스 상장을 통해서 자금 조달을 제대로 할 수 없어서다. 코넥스를 통해 자금을 조달한 규모는 최근 줄고 있는 추세다. 2021년 5348억원이 코넥스 시장을 통해 자금이 조달됐지만 2022년에는 2770억원, 2023년 1642억원, 올해는 10월까지 1220억원을 조달하는데 그치는 등 점점 줄고 있다.

거래대금도 줄고 있다. 지난해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24억7000만원이었지만 올해 하반기 들어 17억5000만원으로 줄었다. 올해 들어 거래 자체가 단 한 차례도 일어나지 않은 기업도 적지 않다. 금융투자협회가 만든 비상장주식 거래소인 K-OTC 시장이 오히려 거래대금(26억1000만원)과 시가총액(17조3000억원) 등 측면에서 코넥스에 앞선다. 코넥스 전체 시가총액은 3조6000억원에 불과하다.

이광수 기자 g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