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이후 잠적한 푸틴 막내딸… “파리서 가명 생활 중”

입력 2024-11-29 16:57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혼외 막내딸로 추정되는 ‘루이자 로조바’가 현재 신분을 숨기고 프랑스 파리에서 생활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루이자 노조바 인스타그램 캡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혼외 막내딸로 추정되는 ‘루이자 로조바’가 현재 신분을 숨기고 프랑스 파리에서 생활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10대 시절 인스타그램 등에 춤추는 영상을 올리는 등 공개적으로 활동하던 로조바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발발한 이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을 비공개로 돌리고 잠적했다.

데일리메일, 더타임스, 텔레그래프 등 영국 언론들은 2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매체를 인용해 “로조바가 현재 프랑스 파리에서 생활 중이며, 학교를 마치고 DJ로 일하기도 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여성은 루이자 로조바 혹은 ‘엘리자베타 올레그노바 루드노바’라는 이름을 쓰고 있다. 출생증명서상 생년월일은 2003년 3월 3일이며, 푸틴 대통령과 꼭 닮은 외모를 가졌다.

엘리자베타 올레그노바 루드노바라는 이름은 푸틴 대통령의 측근이었던 올레그 루드노프 전 발틱미디어그룹 회장의 이름에서 따온 것으로 추정된다. ‘올레그노바’는 러시아어로 ‘올레그의 딸’이라는 의미를 갖는다. 이에 푸틴 대통령이 로조바의 신분 서류를 만들어줄 때 루드노프의 명의를 이용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우크라이나 매체 ‘우크라인스카 프라우다’는 로조바가 파리에서 문화예술경영 분야 3년제 사립대학인 ICART에서 2020년부터 4년 동안 3개 과목을 수강했으나 학위는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또 우크라이나의 방송사 TSN은 로조바가 파리에 머무르는 동안 가끔식 DJ 일을 했다고도 보도했다.

로조바의 어머니는 푸틴 대통령과 내연 관계로 알려졌던 스베틀라나 알렉산드로브나 크리보노기흐다. 2000년 상트페테르부르크 국립경제대 국제경제학과를 졸업한 크리보노기흐는 한때 청소부로 일할 정도로 형편이 어려웠으나 푸틴 대통령의 내연녀가 된 후 엄청난 재산을 갖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2020년 11월 둘의 내연 관계를 처음 보도한 러시아 탐사보도 매체 ‘아겐츠트보’에 의하면 크리보노기흐는 출산 이후 러시아은행 지분과 부동산 등 총 1억3500만 달러(약 1666억원)를 재산으로 받았다. 아겐츠트보는 2020년 10월 로조바가 푸틴의 막내딸이라는 설을 처음으로 보도한 매체이기도 하다.

로조바는 2021년 2월 SNS ‘클럽하우스’로 연 오디오 소통에서 ”들어보세요, 그 분 젊었을 때 사진을 보니, 그래요, 닮기는 했네요. 하지만 블라디미르 블라디미로비치(러시아어 어법으로 푸틴의 이름을 격식 있게 부르는 표현)와 닮은 사람은 많아요”라며 ‘푸틴 혼외자설’을 부인했다.

푸틴 대통령 본인이나 크렘린궁 당국이 푸틴의 자녀에 대해 공개적으로 언급한 일은 드물다. 다만 2017년 푸틴 대통령은 ‘국민과의 전화 응답 생중계’ 방송 도중 두 딸이 모두 모스크바에서 살고 있고, 손주 중 한 명은 유치원에 다니며 다른 한 손자는 갓 태어났다고 밝힌 바 있다.

푸틴 대통령은 1983년 언어학자인 류드밀라 알렉산드로브나와 결혼했다가 2013년 이혼을 발표했다. 이후 류드밀라는 2014년 이혼 절차를 끝낸 후 이듬해 다른 사람과 재혼했다.

또한 그가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리듬체조 선수 알리나 카바예바와의 사이에 혼외 자녀를 뒀다는 보도도 여러 차례 나온 적이 있으나 이 역시 공식적으로 확인된 것은 없다.

박선영 기자 pom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