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그룹 뉴진스와 전속계약 분쟁을 겪는 소속사 어도어가 “전속계약은 2029년 7월 31일까지 유효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뉴진스는 29일 오전 어도어가 보낸 이 같은 내용의 내용증명 회신을 취재진에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어도어는 뉴진스가 2022년 4월 21일 전속계약을 맺었고, 이 계약은 데뷔일로부터 7년이 되는 날인 2029년 7월 31일까지 유효하다는 입장이다.
뉴진스는 전날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어도어의 의무 불이행 등을 이유로 이날 0시부터 전속계약을 해지한다고 밝혔다. 어도어는 그러나 “뉴진스가 전속계약 위반이라고 주장하는 상당수 사안은 어도어가 아닌 제삼자의 언행이 문제가 된 것들”이라며 “어도어는 전속계약에서 중요한 내용이라고 할 수 있는 연예활동의 섭외, 교섭, 지원이나 대가의 수령, 정산 및 정산 자료 제공 등을 충실히 이행했다”고 주장했다.
또 “팬 미팅, 정규앨범 발매, 월드투어 등 뉴진스의 내년도 활동 계획을 수립 및 추진하고 있다”며 “뉴진스와 뉴진스 부모님들이 라이브 방송, 인터뷰 등을 통해 대외적으로 어도어에 대한 입장을 밝혔지만 정작 저희와는 대화와 소통을 통해 오해를 풀고 문제를 해결할 기회를 주지 않는 것 같아 아쉬운 마음”이라고 했다. 이어 “내년도 활동 계획 수립을 위해 필요한 뉴진스와의 면담이 성사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덧붙였다.
어도어는 “(내년 활동을 위해) 뉴진스의 음악 제작을 담당한 협력사에도 정규앨범을 위한 A&R(Artist & Repertoire)과 콘셉트 기획을 요청하고 미팅을 제안한 상태”라며 “뉴진스가 고유의 색깔을 지키고, 하고 싶은 음악과 무대를 실현해 나갈 수 있도록 지원할 수 있는 새로운 프로듀서들을 섭외 중이고, 긍정적인 기조로 협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어도어는 뉴진스 멤버들이 지적한 문제에 대해 항목별로 반박하기도 했다. 우선 하이브의 ‘음악산업리포트’(내부 모니터링 문건)에 ‘뉴아르 워딩으로 며칠을 시달렸는데 뉴(뉴진스) 버리고 새로 판 짜면 될 일’이라는 문구가 포함된 것에 대해서는 “하이브에서 뉴진스를 버린다는 취지가 전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어도어는 해당 리포트가 아일릿 데뷔 멤버를 결정하는 공개 오디션 ‘알유넥스트(R U Next)’가 방영하기도 전인 2023년 5월쯤 작성된 것이라며 “‘뉴아르’의 ‘아’가 결코 아일릿을 지칭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하이브가 뉴진스를 버리겠다는 내용이 아니며 구체적인 특정 행위를 결정하고 지시한 내용도 아니라는 사실을 하이브가 확인해 줬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뉴 버리고’의 의미는 (르세라핌이) 이미 큰 성공을 거둔 ‘뉴진스’와 매번 비교되는 카테고라이징(범주화)을 ‘버리고’ 별도의 자기 영역을 만들어가야 한다는 작성자의 아이디어”라고 해명했다.
또 뉴진스 멤버 하니가 하이브 산하의 다른 레이블 매니저로부터 ‘무시해’라는 발언을 들었는데도 소속사가 조치하지 않았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보안팀이 (뉴진스로부터) CCTV 확인 요청을 받은 시점 기준으로 30일치 영상과 양사 아티스트 및 구성원의 출입 기록을 모두 확인했다고 한다”며 “CCTV를 직접 확인한 담당자는 인사하는 장면 한 번 외에는 CCTV 화면상 특이사항을 발견하지 못해 그 장면(인사하는 장면)만 보존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어도어는 멤버들이 요구했던 민희진 전 대표 복귀에 대해서는 “특정인의 대표이사직 유지는 어도어 이사회의 경영 판단 영역”이라며 “아티스트와의 전속계약이 종료될 때까지 어도어의 대표이사가 특정인으로 유지돼야 한다는 것은 전속계약의 내용에 포함돼 있지 않고, 전속계약 체결 당시 전제하지 않은 사실”이라고 선을 그었다.
전속계약 효력에 대해 어도어와 뉴진스의 입장이 이처럼 평행선을 달리면서, 가요계에서는 양측의 갈등이 당분간 첨예하게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뉴진스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어도어가 이 같은 내용의 회신을 보낸 것을 두고 “(어도어의 모회사인) 하이브와 현재의 어도어는 개선 여지를 보여주거나 저희 요구를 들어줄 의지를 전혀 보이지 않는다”며 “어도어는 뉴진스를 보호할 의지도 능력도 없다”고 비판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