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 투자의 달인’ 워런 버핏(94)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유언장에 서명하기 전에 자녀가 읽어보게 하라”고 조언했다.
28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버핏 회장은 지난 25일 주주 서한에서 유언장에 대한 견해를 이같이 밝히며 “부모는 자신의 사후에 직면할 책임을 모든 자녀가 이해하도록 해야 한다”고 적었다.
그는 “나는 수년간 세 자녀 모두의 질문과 의견을 들었고, 종종 제안을 받아들였다. 아버지도 나에게 똑같이 했다”며 “몇 년에 한 번씩 유언장을 바꿨다. 대체로 사소한 것만 바꿨고 내용을 단순하게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찰리(멍거 부회장)와 나는 사후 유언장을 놓고 수혜자들이 혼란스러워하고 화를 내며 멀어지는 가족들을 많이 봤다”며 “사망 전에 자녀들과 논의된 부모의 유언장이 가족을 더 가깝게 만든 사례들을 봤다. 이보다 더 만족스러운 일이 있겠는가”라고 강조했다.
WP는 “버핏 회장은 이번 조언은 최근 버크셔 주식을 가족 재단에 기부했다는 발표의 일환”이라고 짚었다. 앞서 버크셔는 지난 25일 “버핏 회장이 11억5000만 달러(약 1조6000억원) 상당의 자사주를 사별한 아내의 이름으로 설립된 수전 톰슨 버핏 재단과 세 자녀가 운영하는 재단 3곳에 각각 기부했다”고 밝혔다.
만 94세로 고령인 버핏 회장의 유언 언급이나 자산 기부는 자신의 부재 상황을 준비하는 정황으로도 해석된다. 그는 이미 2021년 후계자로 그레그 아벨 버크셔 비보험 부문 부회장을 지목했다. 버핏 회장의 ‘단짝’으로 불렸던 찰리 멍거 부회장은 지난해 11월 향년 99세로 별세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