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위기설에 휩싸인 롯데그룹이 현금을 확보하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해외 부실 면세점 일부를 철수하고 롯데케미칼은 해외 자산 매각을 추진한다.
롯데그룹은 28일 서울 여의도 교직원공제회관에서 기관 투자자 대상 기업 설명회(IR)를 열고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하는 재무 구조 개선안을 내놨다. 우선 롯데면세점을 운영하는 호텔롯데는 고정비를 절감하기 위해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내 호텔 영업 면적을 축소하고 구조 조정에 나선다.
2조원이 넘는 회사채의 기한 이익 상실(EOD)이라는 신용 위기를 맞닥뜨린 롯데케미칼은 6조원 이상의 가치를 가진 롯데월드타워를 담보로 은행권 보증을 추가, 신용을 보강하기로 했다. 사채권자집회 이후 법원 허가를 받아 내년 1월 14일까지 보증 사채로 전환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번 위기를 초래한 과도한 투자를 삼가겠다는 차원에서 내년부터 투자 한도를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내’로 제한한다. 현재 50%인 기초 화학 비중은 2030년까지 30%로 줄이고 저수익 자산 매각도 추진한다. 전남 여수와 충남 서산에서 운영 중인 공장에서는 원가 절감 프로젝트를 시행했다.
롯데건설은 당장 빚을 1조원 줄여 올해 말까지 부채 비율을 180%대까지 낮추기로 했다. 올해 3조6600억원에 이르는 우발 채무(현재는 아니지만 가까운 미래에 돌발 사태 발생 시 채무가 될 수 있는 것)를 내년 2조4700억원까지 줄인 뒤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보증으로 2조원까지 축소하겠다는 각오다.
7조6000억원가량의 자산을 보유한 롯데쇼핑은 15년 만에 자산 재평가에 나서 부채 비율을 대폭 낮춘다. 앞서 2009년 자산 재평가 당시에도 3조1000억원에서 6조7000억원으로 늘어 부채 비율이 102%에서 87%로 하락한 바 있다. 누적 적자 중인 전자 상거래 사업부는 2026년 흑자 전환을 기대하고 있다.
김진욱 기자 real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