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간 챙겨준 할머니 돈 훔치려다 살해한 60대 남성…구속기소

입력 2024-11-28 18:00 수정 2024-11-28 18:00

반찬을 나눠주는 등 20년 동안 가족처럼 대해준 70대 할머니를 살해한 60대 남성이 재판에 넘겨졌다.

생활이 궁핍해지자 할머니 집에 몰래 들어가 현금을 훔치려다 발각되자 범행했다.

광주지검 순천지청은 28일 강도살인 혐의로 A 씨(60대)를 구속기소 했다고 밝혔다.

A 씨는 지난 3일 밤 11시14분쯤 여수시 신월동 한 주택에서 70대 여성 B 씨에게 흉기를 휘두르고 도주한 혐의를 받는다.

B 씨는 옆 방에서 자고 있던 딸에 의해 발견돼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숨졌다.

앞서 경찰은 주택 인근 CCTV 분석 등을 통해 A씨를 용의자로 특정하고 4일 오후 2시쯤 순천터미널 주차장 인근에서 배회하던 A 씨를 붙잡았다. A 씨가 버린 흉기도 2시간 뒤인 오후 4시쯤 여수의 한 산자락에서 발견했다.

A 씨는 B 씨의 집에 드나들 정도로 B 씨 가족과 친분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B 씨 가족은 여수에 연고가 없던 A 씨에게 반찬을 나눠주는 등 호의를 베풀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A 씨는 밤사이 B 씨 집에 침입해 현금을 훔치려다 B 씨에게 발각되자 부엌에서 흉기를 가져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여수에서 선원으로 일하던 A 씨는 최근 건강상 이유로 직장을 잃고 경제적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순천=김영균 기자 ykk22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