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15세인 2009년생부터는 평생 담배를 살 수 없게 한,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금연법이 영국 하원에서 압도적으로 통과됐다.
2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영국 하원은 2009년 1월 1일 이후 출생한 국민들에게 담배를 판매할 수 없게 한 ‘담배 및 전자담배 법’을 전날 표결에 부쳐 찬성 415표, 반대 47표로 통과시켰다.
이 법은 앞으로 하원 전문위원회 심사 등을 거쳐 상원 표결로 넘어간다. 법제화가 되면 2009년 이후 출생자들은 평생 담배를 살 수 없게 된다. 이 법안은 전자담배에 대해서도 광고나 자동판매기 판매를 금지한다. 영국은 2007년 실내 흡연을 금지했는데 이 법이 통과되면 놀이터, 학교 등 실외로도 흡연 금지가 확대될 수 있다.
이전 보수당 정부도 지난 4월에 ‘금연 세대’를 만든다는 목표로 비슷한 내용의 법안을 추진했다. 그러나 조기 총선 발표 후 의회 해산으로 무산됐고, 노동당은 지난 7월 총선을 통해 집권 후 이 법안을 다시 추진했다.
캐롤라인 존슨 영국 사회복지보건부 장관은 하원 투표에 앞서 “이 법안에 대한 우리의 견해가 무엇이든 이 법안은 선의를 가진 대담한 법안”이라며 “효과가 있을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우리는 이 법안이 효과가 나기를 희망해야 한다”고 말했다.
웨스 스트리팅 노동부 장관도 “전자담배를 피는 아동의 수가 놀라운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며 “긴급한 개입이 없다면 장기 중독에 걸린 아동 세대가 탄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법안에 대해서는 공중보건에 있어 역사적인 발걸음이라고 평가와 함께 시민의 자유를 지나치게 제약한다는 비판도 있다. 하원 투표에서 반대 표를 던졌다고 밝힌 보수당의 로버트 젠릭 의원은 “사람들의 선택의 자유를 빼앗아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김남중 선임기자 n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