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하워드대학교에서 미국 대통령 선거 패배 승복 연설을 한 지 3주 만에 영상 메시지로 모습을 드러냈다. 그러나 확연히 수척해진 얼굴과 말하는 도중 초점이 흐려지는 듯한 모습에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해리스 부통령은 지난 26일(현지시간) 유튜브 계정에 지지자들과 대선 기간 동안 자신을 도왔던 자원 봉사자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담은 13분 길이의 영상을 올렸다. 민주당은 해리스 부통령이 발언을 담은 28초짜리 영상을 따로 제작해 같은 날 당의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게시했다. 지난 6일 선거 패배 승복 연설을 한지 딱 20일이 지난 시점이다.
영상에서 해리스 부통령은 “이번 선거의 결과는 분명히 우리가 원했던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나는 우리가 치른 선거를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여러분의 역할이 매우 중요했고, 107일 동안 우리가 해낸 일은 전례가 없는 것이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누구든 여러분으로부터 힘을 빼앗아 가도록 만들지 말라”면서 “여러분들은 11월 5일(대선일) 이전에 가졌던 것과 같은 힘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해당 영상은 27일 기준 엑스에서 조회수 4400만회를 넘기며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그러나 영상에 나타난 해리스 부통령의 모습이 대선 기간 동안 보여줬던 쾌활한 모습과 매우 달라 민주당 지지자들조차 “끔찍한 영상”, “부통령에게 뭔가 문제가 있는 것 같다” 등 우려 섞인 반응이 나왔다.
공화당 지지자들은 “해리스가 술을 마신 채 말하는 것 같다”는 등의 조롱 섞인 반응을 보였다. 해리스 부통령의 영상을 캡처한 사진에 술병을 합성해 올리기도 했다.
민주당이 이 같은 영상을 올린 것이 홍보 전략상의 실수였다는 지적도 나왔다. 고(故) 존 매케인 상원의원의 딸이자 이번 대선에서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했던 메건 매케인은 자신의 엑스 계정에 “영상을 내려야 한다”며 “해리스는 아직 현직 부통령이다. 이런 모습은 정말 끔찍하다”라고 평가했다.
박선영 기자 pom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