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업계의 세대교체가 본격화하고 있다. GS 오너가 4세 허서홍 부사장이 GS리테일 대표이사에 내정됐다. 이로써 편의점 양대 산맥인 GS리테일과 BGF리테일 모두 40대 오너가 경영 전면에 나서게 됐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GS그룹은 최근 정기임원인사 발표에서 허서홍(47) GS리테일 전략 서비스유닛(SU)장(부사장)이 신임 대표로 내정했다. 허 신임대표는 허광수 삼양인터내셔날 회장의 장남이자 허태수 GS그룹 회장의 5촌 조카다. 지난 2015년부터 대표를 맡아온 허연수(63) 대표이사 부회장은 용퇴했다.
허서홍 신임대표는 공교롭게도 지난해 임원인사에서 부회장 승진과 함께 사내이사로 선임된 홍정국(42) BGF리테일 대표와 매형과 처남 사이다. 허 신임대표는 홍석현 중앙홀딩스 회장의 사위로, 홍 회장의 동생인 홍석조 BGF그룹 회장의 조카사위다. ‘편의점 왕좌’를 둔 사돈 간 싸움이 본격화한 셈이다.
GS25는 현재 편의점업계 매출 1위다. 그러나 CU가 점포수 1위를 내세워 매출 1위 자리마저 매섭게 위협 중이다. 지난해까지 GS25 8조2457억원, CU 8조1317억원으로 매출 격차가 1140억원이었지만, 올 3분기까지 양사의 매출 격차는 537억원까지 줄었다.
업계 1, 2위를 다투고 있지만 두 수장의 어깨는 무겁다. 고금리·고물가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과 이커머스 영향력 확대로 업황이 좋지 않은 데다, 점포 수도 포화상태라 국내 편의점 성장률이 둔화됐기 때문이다.
이에 업계에선 양사가 젊은 오너의 실행력을 바탕으로 새 성장동력을 마련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GS리테일은 편의점 장보기족을 겨냥한 신선강화매장을 올해 1000점까지 확대할 계획을 세웠다. 또 본업 중심 경쟁력 제고를 통한 영업이익 증대에도 총력을 쏟을 전망이다. GS리테일 관계자는 이번 인사에 대해 “온오프라인 경계가 허물어지고 경쟁이 심화되는 유통 환경 속에서 본업 경쟁력을 혁신하고 신성장 동력을 발굴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또 허 신임대표는 매출 1위 자리 유지를 위해 퀵커머스를 강화할 전망이다. 인사발표에 앞서 그는 조직개편도 단행했다. 플랫폼BU 산한 O4O 부문을 퀵커머스실로 승격시키고 편의점 GS25와 슈퍼마켓 GS더프레시를 거점으로 빠른 배송을 강화할 방침이다.
편의점 업계서 점포수, 영업이익 1위 타이틀을 거머쥐고 있는 CU는 매출액·영업이익·점포 수 모두 1위를 가져가는 ‘트리플 크라운’ 달성을 노리고 있다. 이를 위해 특정 상품군을 중점적으로 다루는 특화매장 전략에 공들이고 있다. CU는 라면, 과자 특화매장에 이어 최근 K팝 특화 편의점 ‘뮤직 라이브러리’를 오픈했다.
이다연 기자 id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