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의 대규모 부양책에도 부동산 침체는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미국의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가 전망했다.
블룸버그통신은 28일(현지시간) “피치가 2025년 중국의 신규 주택가격에 대해 5% 추가 하락 가능성을 전망하고 있다”며 “부양책에 따른 최근 경기 회복은 큰 불확실성에 직면했다”고 보도했다. 피치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무디스와 함께 세계 3대 국제 신용평가사로 평가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피치 상하이 지사의 왕잉 상무이사는 내년 중국의 신규 주택가격이 올해와 비슷하게 하락하거나 5% 추가로 떨어지고, 거래량도 10%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중국 부동산 시장의 전환점은 오지 않았다. 최근의 예열이 계속될지는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와 인민은행은 지난 9월부터 두 달간 은행 지급준비율(지준율)을 낮춰 시장에 유동성을 풀고, 대도시 주택 구입 규제 완화나 세금 인하 등으로 강력한 부동산 부양책을 내놨다.
광저우에서는 대도시 중 처음으로 주거용 부동산 구입에 대한 모든 규제가 해제됐다. 베이징·상하이·선전 거주자도 다른 지역에서 주택을 구입할 수 있도록 허용됐다. 이로 인해 중국에서 오랜 침체에 빠졌던 부동산 시장은 지난달부터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다만 왕 이사는 “거래량 회복은 대부분 대도시에 국한돼 소도시로 퍼지지 않았다”며 “기존 주택가격은 여전히 하락 추세이며 매물도 쌓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는 “부동산 침체가 낮은 이윤과 수익 감소, 기업 대손충당금 증가와 싸우고 있는 중국 은행들을 더 압박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피치의 비비안 쉬에 금융기관 담당 이사는 “중국 은행의 3분기 순이자 마진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가장 낮은 1.5%로 축소됐다. 내년에는 더 축소될 수 있다”며 “주택담보대출 부실 대출 비율은 최근 몇 분기 동안 0.1~0.2%포인트 상승했다”고 말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