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청부사’ 이계청 감독이 침체기에 빠진 한국 여자 핸드볼대표팀을 이끌고 반등에 나선다. 6년 전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대표팀을 이끌고 금메달을 따냈던 기억을 되살려 내달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7연패를 노린다.
이계청 감독은 28일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국제경쟁력 위기를 맞고 있는 때에 감독을 맡게 돼 고민이 많았다”면서도 “선수들과 아시아선수권 7연패라는 역사를 쓰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전했다.
6년 만에 대표팀 사령탑으로 복귀한 이 감독은 대표팀을 지휘할 때마다 굵직한 성과를 내왔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2014 세계여자주니어선수권대회에서도 비유럽 국가 최초로 우승을 달성했다.
약 2년 만에 대표팀을 맡은 국내 지도자로서 전임 감독과 차별화된 모습도 보여줘야 한다. 지난 파리올림픽에서 대표팀은 조별리그 1승에 그쳤다. 지난해 항저우아시안게임 결승전에선 일본을 만나 13년 만에 무패 기록이 깨지기도 했다.
관건은 ‘수비’다. 이 감독은 “대표팀이 그간 수비가 약하다는 평가를 많이 들어왔는데 이를 주안점에 두고 훈련하고 있다”며 “수비 시스템을 철저히 하고 미들속공을 전개하는 플레이를 펼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가진 패가 그리 많지는 않다. 부상, 컨디션 관리 등을 이유로 지난 파리올림픽 주전 선수들이 다수 빠졌기 때문이다. 현재 대표팀의 기량 수준은 1.5~2군으로 평가된다. 이 감독은 “올림픽과 전국체전이 끝나고 H리그 소속팀의 이적 시기도 맞물리면서 합류하지 못한 선수가 많다”며 “포지션별로 세대교체도 진행 중”이라고 짚었다.
대표팀 사령탑 복귀전이 될 아시아선수권에선 여러 목표가 걸려 있어 어깨가 무겁다. 일단 ‘아시아 최강자’ 타이틀을 방어해야 한다. 직전 2022년 대회까지 10년간 정상을 지켜온 대표팀은 이번에 7연패를 목표로 삼고 있다.
떨어진 위상을 되찾을 기회이기도 하다. 이 감독은 “지난해 올림픽 아시아예선전 이후로는 최근 남녀부, 유소년, 성인팀 가릴 것 없이 일본에 이기지 못하고 있다”며 “이번에야말로 자존심을 회복할 기회”라고 강조했다.
대표팀은 약 3주간의 담금질을 마친 뒤 내달 1일 격전지 인도로 떠난다. 내달 3일 열리는 이번 대회에선 한국, 중국, 일본, 이란, 카자흐스탄, 싱가포르, 인도, 홍콩 등 8개국이 출전한다. 4위 안에 든 팀에겐 세계여자핸드볼선수권 출전권이 주어진다.
이누리 기자 nur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