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전북 군산에 희년교회를 개척한 조성운(46) 목사는 기독교대한성결교회(기성·총회장 류승동 목사) 총회가 운영하는 교회개척훈련원 15기 수료생이다. 조 목사는 오랫동안 부교역자로 사역했던 남군산교회(이신사 목사)에서 분립한 사례라 ‘맨땅에 헤딩’하는 다른 개척교회 목사님들보다는 형편이 나았지만 그래도 개척은 어려운 길이였다.
조 목사는 “훈련원에서 선배 목사님들의 경험을 들은 것도 좋았지만 무엇보다 같은 동기들이 서로 격려하고 교제했던 게 가장 기억에 남는다”면서 “나만 이 길을 가는 게 아니라 동역자들이 있다는 생각에 든든하고 힘이 됐다”고 설명했다.
개척교회, 혹은 개척을 준비하는 목회자들에게 이정표를 제시하는 기성 교회개척훈련원이 올해 20주년을 맞았다. 교회진흥원(원장 곽은광 목사) 산하 훈련원은 20년간 360명의 수료자를 배출했으며 이들 중 296명(82%)이 교회를 개척했다.
28일 서울 성북구 성암중앙교회(최일만 목사)에서 열린 20주년 감사예배는 ‘개척자’들의 발걸음을 돌아보고 앞으로의 목회를 응원하는 시간이었다. 이날 기성은 구체적인 개척 정보를 교류하고 나누는 ‘교회 개척 커뮤니티’도 새롭게 만들었다.
교회개척훈련원 과정은 상하반기 각각 1주 강의와 2박 3일 전도훈련 등으로 이뤄진다. 평균 10명 내외 목회자가 훈련에 참여한다. 훈련원 초기에는 목회자 부부 50여명이 두 달간 합숙하며 훈련에 참여하기도 했지만 시간이 갈수록 신청자가 줄었다. 그만큼 개척이 어려워졌다는 의미다. 훈련원은 교회론이나 목회자의 기본자세 등 기본 커리큘럼은 유지하면서도 코로나19 때는 비대면 목회 방법을 강의하는 등 시대 변화에 따른 다양한 강의를 마련하고 있다.
곽은광 원장은 “훈련원 교육은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고 보수교육, 개척지원금 전달, 교회 격려 방문 등의 사역도 계속하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커뮤니티를 통해 미래 세대가 개척의 비전을 갖고 동반 성장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수료생 선배들의 사례가 소개돼 후배 목회자들에게 도전을 주기도 했다. 1기 수료생인 김형규 인천제일교회 목사는 “교회 개척은 사람이 하려면 불가능하지만 하나님께서 간섭하시면 가능하다”고 고백했다. 9기 수료생 이연호 행복한교회 목사는 “교회 개척 후 일주일에 한 번씩 부침개 전도를 했는데 전도 나간 뒤 주일만 되면 하나님께서 사람을 보내주셨다”면서 “전도 후 양육의 중요성도 깨달았다”고 했다.
이기용 교회진흥원 이사장은 “외로운 개척 목회자와 함께하는 훈련원은 아무도 알아주지 않아도 중요한 조직이라고 생각한다”며 “개척 목회자들이 하나님이 주실 비밀스러운 축복을 기대하며 목회에 진력하길 응원한다”고 말했다. 류승동 총회장 또한 “탈진한 엘리야를 하나님이 어루만져 주신 것처럼 목회자들이 성령 안에서 회복을 이루고 열매를 맺길 바란다”고 권면했다.
글·사진=박용미 기자 m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