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에 이틀간 폭설이 계속되면서 인명 피해와 도로 통제 및 열차 지연 등으로 교통 불편이 발생하는 등 지역 전반에 걸쳐 혼란이 빚어졌다.
쌓인 눈으로 인한 붕괴와 제설 작업 등으로 인해 사망사고가 잇따라 발생했고, 결빙으로 인한 교통 사고도 지역 곳곳에서 발생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28일 오전 9시 기준 경기도 주요 지점의 적설량은 용인 백암 47.5㎝, 군포 금정 42.4㎝, 안양 만안 40.7㎝ 등 여러 지역에서 40㎝ 이상의 눈이 내렸다.
경기도 대부분 지역에는 대설특보가 발효됐다. 구리, 이천, 여주, 오산, 화성, 성남, 평택, 하남, 안성, 과천, 시흥, 안양, 광명, 부천, 안산, 군포, 의왕, 수원, 용인, 광주, 양평 등 21개 시·군에는 대설경보가, 김포, 가평, 고양, 의정부, 남양주 등 5개 시·군에는 대설주의보가 내려졌다.
폭설로 인한 인명 피해도 잇따랐다. 28일 오전 5시쯤 용인시 처인구에서는 제설 작업 중이던 60대 남성이 쓰러지는 나무에 깔려 사망했다. 같은 날 오전 11시59분에는 안성시 서운면의 자동차부품 제조공장에서는 쌓인 눈의 무게를 견디지 못한 캐노피가 붕괴돼 이 밑을 지나던 70대 직원 1명이 사망했다.
전날인 27일에는 평택시의 한 골프연습장에서 제설작업 중 철제 그물이 무너져 1명이 사망하고 2명이 부상을 입었으며, 양평군의 한 농가에서도 제설 중 차고 붕괴로 1명이 목숨을 잃었다.
또한 같은 날 화성시 매송면 비봉매송 도시고속화도로 비봉 방향 샘내 IC 인근 도로에서 광역버스가 눈길에 미끄러지면서 차 사고 현장의 교통을 통제 중이던 도로 운영사 직원을 치어 숨지게 하는 사고도 있었다. 이처럼 눈이 내린 이틀간 잇단 사고로 사망한 사람만 5명에 달했다.
교통 상황도 심각했다. 도로 곳곳이 통제되고 열차 운행이 지연되면서 출근길 시민들의 불편이 가중됐다. 코레일 측은 “이른 오전부터 선로 및 차량 기지에 대기하고 있던 전동열차 등에 눈이 쌓여 제설 작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열차 운행이 지연됐다”고 설명했다.
쌓인 눈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지붕이 붕괴하는 사고도 발생했다. 28일 오전 6시38분 수원시 장안구 정자동 SKC 공장 내 인테리어 필름 보관 창고가 쌓인 눈으로 무너졌다.
앞서 27일 오후 9시에는 평택시 고덕동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 입구 지붕이 붕괴했고, 비슷한 시간 수원시 장안구 정자동의 아파트와 영화동의 아파트에서도 지하주차장 구조물이 무너져 내렸다.
경기도는 이러한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재난안전대책본부 비상 대응 단계를 2단계에서 3단계로 격상했다. 이는 2012년 이후 12년 만의 조치다.
비상 3단계에서는 근무 인원이 32명으로 확대되며, 31개 시·군에서 1376명이 상황 대응에 나선다. 제설작업에는 차량 2129대, 기타장비 7633대, 인력 2만6777명을 투입했다.
경기도는 취약구조물 거주자를 대피시키고, 위험지역에 대한 예찰활동을 강화할 방침이다. 아울러 재난문자 발송 등의 홍보활동을 계속해 나가기로 했다.
도 관계자는 “출근시간 도로정체 및 교통사고에 대비해 사전 제설 작업을 하고 재난문자를 추가 발송할 것”이라며 “기상상황 모니터링 및 취약지역 중심 제설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기상청은 서해상 눈구름의 영향으로 이날 밤까지 경기남부를 중심으로 많은 눈이 내릴 것으로 예보했다. 예상 적설량은 남부 5~10㎝, 많은 곳은 15㎝이며, 북부는 1~5㎝이다.
수원=박재구 기자 park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