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교통 타라더니”… 버스·지하철 곳곳서 ‘운행 마비’

입력 2024-11-28 10:38 수정 2024-11-28 11:16
연합뉴스

서울과 수도권에서 이례적인 폭설이 내려 대중교통 이용이 권고됐으나 시민들은 정작 버스와 지하철의 운행 지연·중단에 불편을 호소했다. 눈이 많이 쌓여 마을버스 운행이 불가능한 곳이 속출했고, 수인분당선은 일부 열차가 운행을 중단하면서 지하철 역사가 크게 붐볐다.

28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출근길, 등굣길에 오른 시민들의 토로가 이어졌다. 한 수도권 시민은 “오전 7시에 나와서 2시간이면 갈 거리를 버스 한 대 운행 중단으로 갈 수도 없고, 시내버스도 30분 만에 탔는데 가지를 못 한다”고 한탄했다.

집 앞으로 오는 버스가 모두 운행을 중단했는데 택시도 잡히지 않는다며 발을 동동 구르기도 했다. 버스를 1시간 넘게 기다렸다는 시민도 있고, 마을버스 줄이 너무 길어 눈 속을 40분간 걸어가야 했다는 성토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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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지하철 이용이 어려워지면서 행정안전부, 도로교통공사,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교통혼잡이 예상되니 출퇴근 시에는 대중교통을 이용해 달라’고 안내한 안전 안내 문자에 불만이 터져 나왔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라더니 버스가 안 오는데 어떻게 이용하냐” “버스도 안 오고 지하철도 지연 중인데 경기도민은 걸어서 가냐” 등의 지적이 쏟아졌다.

특히 지하철 가운데 수인분당선은 한때 분당기지에 있던 일부 열차가 폭설로 출고되지 못해 운행이 지연되면서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오전 7시20분쯤 수인분당선을 이용한 시민은 ”서울-왕십리 방향은 사람 너무 많다고 개찰구에서 받아주지도 않았다”고 상황을 전했다.

열차가 더디게 오면서 시민들이 몰리고, 한꺼번에 많은 인원이 탑승하다 보니 안전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다수의 열차 이용객이 “압사 사고가 날 것 같았다”, “무서워서 내릴 역이 아닌데 일찍 내렸다”고 불안감을 호소했다. 억지로 끼어 타는 사람들이 생기면서 문이 여러 차례 다시 열려 출발이 지연된 사례도 있었다.

인파로 붐비는 수인분당선의 한 역사 사진. 엑스(X) 캡처

이날 오세훈 서울시장은 오전 7시30분쯤 종로구 부암동 일대를 방문해 출근길 안전과 제설 작업을 살폈다. 오 시장은 대설 재난안전대책본부가 마련된 시청 지하 3층을 방문해 “이면도로, 특히 비탈길이나 언덕이 많은 동네의 경우 아직도 많은 불편을 겪고 있다”며 “자치구와 협력해 제설하는 한편 교통통제 구간도 빠른 속도로 제설해 통제가 풀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서울 전역에 내려진 대설경보는 이날 오전 10시를 기해 해제됐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