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과 수도권에 이틀째 내린 폭설로 28일 오전 출근 대란이 빚어지는 등 시민들의 일상이 마비됐다. 일부 학교들은 급히 임시휴업에 나섰다.
28일 경기도교육청은 이틀째 최대 40㎝가 넘는 폭설이 내림에 따라 관내 모든 학교에 교장 재량으로 휴업을 검토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각 교육지원청에 보냈다. 이에 따라 경기지역 유·초·중·고등학교 등 4700여곳은 휴업이나 등교 시간을 조정할 수 있게 됐다.
실제로 일부 학교는 “밤새 내린 눈으로 등굣길에 여러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폭설로 인한 학생 안전 보호를 목적으로 이날을 재량휴업일로 지정했다”고 공지했다. 어린이집을 관리하는 지방자치단체도 휴원을 권고했다.
현재 경기 21개 시·군에는 대설경보가, 나머지 10개 시·군에는 대설주의보가 내려지는 등 도내 모든 지역에 대설특보가 발효 중이다. 경기지역의 누적 적설량은 오전 6시 기준 용인 백암 43.9㎝, 군포 금정 41.6㎝, 수원 41.2㎝, 의왕 이동 39.3㎝, 안양 만안 38.6㎝, 과천 36.2㎝ 등이다.
경기도에 많은 눈이 내리면서 이날 출근 시간대 수인분당선 양방항 열차가 지연 운행되고 있다. 코레일 측은 “이날 이른 오전부터 선로 및 차량 기지에 대기하고 있던 전동열차 등에 눈이 쌓여 제설 작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열차 운행이 지연됐다”고 설명했다.
앞서 이날 5시35분 지하철 1호선 군포∼금정역 상행선로 위로 나무가 쓰러지면서 일부 열차 운행이 지연되기도 했다. 코레일 측은 나무 제거 조치를 완료한 뒤 오전 6시39분 해당 선로의 열차 운행을 재개한 상황이다.
코레일은 이날 폭설로 인해 출근 시간대 시민 불편이 커질 것을 우려해 1호선 6회, 수인분당선 3회, 경의중앙선 2회, 경춘선 1회, 경강선 1회 등 수도권 전철을 총 13회 추가 운행할 방침이다.
코레일 관계자는 “서울과 수도권에 많은 눈이 내리면서 교통 대란을 빚고 있다”며 “시민들이 출근길 불편을 겪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대응하고 있다”고 전했다.
경기도 일부 지역에서는 회사 통근버스 운행이 전체 취소돼 출근길 직장인들이 큰 불편을 겪기도 했다. 통근버스를 이용하는 한 직장인은 “버스가 오지 않아 30분간 기다렸다”고 토로했다.
폭설로 서울 일부 지역 도로가 통제되면서 교통 정체는 심화하고 있다. 와룡공원로, 북악산길, 인왕산길, 삼청터널, 서달로, 흑석로 등 6곳의 도로 통행이 통제됐다. 해당 구간에서는 도로변 가로수가 넘어지는 등의 이유로 제거 작업 등이 진행 중이다.
서울시는 출퇴근길 혼잡을 최소화하기 위해 지하철·버스 대중교통을 늘려 운행하기로 했다. 출근 집중 배차시간을 평시 오전 7~9시에서 오전 7시~9시30분으로, 퇴근 집중 배차시간은 오후 6~8시에서 오후 6시~8시30분으로 30분씩 연장한다.
전날에 이어 수도권 곳곳에서 정전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서울 마포 공덕동·염리동·성산동, 경기도 용인 등에서 이날 오전 정전이 발생했다. 일부 정전 지역에서는 신호등도 작동하지 않아 교통 혼잡이 빚어졌다.
이외에도 폭설과 관련한 크고 작은 사고들로 119 신고가 폭주하고 있는 상황이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전날 오후 5시부터 이날 오전 5시까지 접수된 폭설 관련 112 신고는 총 1485건이다. 경기소방재난본부 역시 전날 오후 5시부터 이날 오전 6시까지 눈피해 신고가 잇달아 총 629건의 조치가 이뤄졌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