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지명한 내각과 백악관 고위직 일부가 연이어 폭력 위협을 받았다고 트럼프 당선인 측이 27일(현지시간) 밝혔다.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 지명자와 엘리스 스터파닉 유엔 대사 지명자 등이 이런 위협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캐롤라인 레빗 인수팀 대변인은 이날 성명에서 “어젯밤(26일밤)과 오늘 아침, 트럼프 대통령의 각료 지명자와 행정부 (고위직) 임명자 중 몇 명이 자신의 생명과 함께 사는 사람들을 겨냥한 폭력적이고 미국인답지 않은 위협의 표적이 됐다”고 말했다. 미 연방수사국(FBI)에 따르면 해당 위협은 폭탄 위협과 ‘허위 범죄신고’(swatting·가짜 신고로 무장경찰이 출동하게 하는 행위) 등이다.
인수팀은 성명에서 또 “이에 대응해 법 집행 기관과 기타 당국은 표적이 된 사람들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신속하게 조치를 취했다”며 “트럼프 대통령(당선인)과 인수팀은 신속한 조치에 감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는 위협 대상에 와일스 비서실장 내정자와 스터파닉 지명자를 비롯해 리 젤딘 환경보호청장 지명자 등이 포함됐다고 전했다. 스터파닉 지명자 측은 성명을 내고 스터파닉의 거주지에 대한 폭탄 위협이 있었다는 경찰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젤딘 지명자도 자택에 친(親) 팔레스타인 메시지와 함께 폭탄 위협이 있었다며 “당시 나와 가족은 집에 없었고, 지금은 안전하다”고 설명했다. 브룩 롤린스 농무 장관 지명자도 비슷한 협박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들 외에 로리 차베스 드레머 노동 장관, 스콧 터너 주택도시개발 장관, 존 랫클리프 중앙정보국(CIA) 국장 지명자들도 비슷한 폭탄 협박을 받았다고 CNN이 보도했다. 또 플로리다주 경찰은 법무장관에 지명됐다 성 추문으로 사퇴한 맷 게이츠 전 하원의원의 자택에 대한 폭탄 위협 통보를 받고 확인에 나서기도 했다. 다만 폭탄은 실제로 발견되지 않았다.
트럼프 인수팀은 “트럼프 대통령과 인수팀은 안전하고 번영하는 미래를 보장함으로써 국가를 통합하는 일에 집중하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사례에서 보듯 위협과 폭력의 위험한 행위들은 우리를 막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는 펜실베이니아 버틀러에서 피격으로 귀를 다치는 등 이번 대선 기간 두 차례 암살 시도를 당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런 내용을 보고받고 트럼프 인수팀과 연락을 취했다. 백악관은 “정치적 폭력의 위협을 명백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워싱턴=임성수 특파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