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사도광산 추도식’과 관련 ‘외교 실패’라는 비판이 나오는 것에 대해 “책임을 통감한다”고 밝혔다.
조 장관은 주요 7개국(G7) 외교장관회의 참석차 이탈리아를 방문했다가 27일 인천공항으로 귀국한 자리에서 기자들을 만나 이같이 말했다.
조 장관은 일본이 지난 7월 사도광산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하면서 매년 추도식 개최 등 한국 정부와 한 약속에 대해 “결과가 이행이 제대로 되지 않아 이런 상황이 된 것이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협상의 문제가 아니고 일본이 한국과 국제사회 앞에서 한 약속을 제대로 이행했느냐 못했느냐에 대한 판단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조 장관은 향후 대책에 대해 “(일본이 약속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세계유산위원회에서 계속 문제 제기해 나가고 성실한 이행을 촉구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조 장관은 이와야 다케시 일본 외무상과의 전날 약식 회담에서도 유감의 뜻을 전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가 왜 불참하게 됐는지 그 결정의 배경과 이유에 대해서 상세히 설명했다”며 “당연히 유감 표명을 했다”고 설명했다.
조 장관은 자신의 지시로 지난 25일 외교부 공공외교대사가 주한 일본대사관 총괄공사에게 유감을 표명한 점도 언급했다. 항의의 의미인 ‘초치’ 대신 ‘접촉’ 형식으로 진행한 점에 대해서는 “이미 불참이라는 항의 표시도 했고 그 과정에서 일어나는 일부 문제를 짚고 넘어가겠다는 생각이 있었기 때문에 소통을 하면 되는 것이고 형식이 중요한 게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앞서 일본은 지난 7월 조선인 강제노역 현장인 사도광산을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등재하면서 한국과 유네스코에 추도식 개최 등의 조치를 약속했지만 첫 추도식에 극우 성향 인사를 일본 정부 대표로 보내고, ‘강제노역’ 등에 대한 반성이 담긴 추도사가 아닌 기념식 수준의 인사말을 준비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