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 통감”… ‘외교 실패’ 지적에 조태열 장관이 한 말

입력 2024-11-27 18:31
이탈리아 피우지에서 개최된 주요 7개국 협의체(G7) 외교장관회의에 참석했던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27일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로 귀국, 사도광산 관련 보도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사도광산 추도식’과 관련 ‘외교 실패’라는 비판이 나오는 것에 대해 “책임을 통감한다”고 밝혔다.

조 장관은 주요 7개국(G7) 외교장관회의 참석차 이탈리아를 방문했다가 27일 인천공항으로 귀국한 자리에서 기자들을 만나 이같이 말했다.

조 장관은 일본이 지난 7월 사도광산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하면서 매년 추도식 개최 등 한국 정부와 한 약속에 대해 “결과가 이행이 제대로 되지 않아 이런 상황이 된 것이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협상의 문제가 아니고 일본이 한국과 국제사회 앞에서 한 약속을 제대로 이행했느냐 못했느냐에 대한 판단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조 장관은 향후 대책에 대해 “(일본이 약속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세계유산위원회에서 계속 문제 제기해 나가고 성실한 이행을 촉구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조 장관은 이와야 다케시 일본 외무상과의 전날 약식 회담에서도 유감의 뜻을 전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가 왜 불참하게 됐는지 그 결정의 배경과 이유에 대해서 상세히 설명했다”며 “당연히 유감 표명을 했다”고 설명했다.

조 장관은 자신의 지시로 지난 25일 외교부 공공외교대사가 주한 일본대사관 총괄공사에게 유감을 표명한 점도 언급했다. 항의의 의미인 ‘초치’ 대신 ‘접촉’ 형식으로 진행한 점에 대해서는 “이미 불참이라는 항의 표시도 했고 그 과정에서 일어나는 일부 문제를 짚고 넘어가겠다는 생각이 있었기 때문에 소통을 하면 되는 것이고 형식이 중요한 게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앞서 일본은 지난 7월 조선인 강제노역 현장인 사도광산을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등재하면서 한국과 유네스코에 추도식 개최 등의 조치를 약속했지만 첫 추도식에 극우 성향 인사를 일본 정부 대표로 보내고, ‘강제노역’ 등에 대한 반성이 담긴 추도사가 아닌 기념식 수준의 인사말을 준비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