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 길고양이 쇠막대기 학대범, 유명 셰프였다” 충격

입력 2024-11-27 16:48
A씨의 학대로 다리 골절된 채 도망가는 길고양이와 이를 바라보고 있는 A씨. 연합뉴스

충남 천안에서 길고양이를 학대한 혐의로 붙잡힌 30대 남성이 유명 디저트 카페를 운영하는 셰프인 것으로 알려져 공분이 일고 있다.

지난달 천안 성성동 소재 마트 주차장에서 주인이 돌보던 길고양이를 학대한 혐의로 검찰에 송치된 30대 남성 A씨는 유명 디저트 카페 운영자라고 26일 천안신문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A씨는 서울 강남과 천안 등에서 디저트 카페를 운영하며 언론 보도나 강연 등을 통해 유명세를 얻었다. 평소 그는 SNS 활동을 활발히 해 왔으나 논란 이후 인스타그램, 블로그 등을 비공개로 전환한 상태다.

가해자 신상정보가 지역사회에 퍼지면서 A씨가 운영 중인 카페도 운영에 타격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A씨가 축 늘어진 새끼 고양이의 꼬리를 잡고 잡아가는 모습. 연합뉴스

A씨는 지난달 4일 자정쯤 천안 서북구 서성동 한 마트 주차장에 마련된 고양이급식소에서 길고양이를 쇠막대기로 때려 학대하고 포획한 혐의로 불구속 송치됐다.

A씨의 범행 사실은 CCTV를 통해 발각됐다. 주차장 한쪽에 급식소를 설치해 고양이를 돌보던 마트 직원들이 고양이가 보이지 않자 CCTV를 돌려보다가 학대 사실을 발견했다.

CCTV 영상에는 잔혹한 학대 장면이 고스란히 담겼다. A씨는 길고양이들을 먹이로 유인한 뒤 고양이가 가까이 다가오자 쇠막대기로 때리고 담뱃불로 머리를 지지는 등 학대했다. 다리가 골절돼 비틀거리며 도망가던 고양이는 고통에 몸부림쳤다. A씨가 통 덫을 챙겨와 새끼 고양이를 잡아가는 모습도 포착됐다.

인근 자택에서 검거된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집 근처에서 (고양이들이) 쓰레기봉투를 자꾸 뜯어서 지저분하고 보기가 좋지 않아 잡아서 다른 곳에 옮길 목적으로 그랬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학대 당한 고양이들의 평소 모습(왼쪽 사진)과 시각장애가 있던 삼색 고양이가 학대 이후 병원 진료를 받는 모습. A씨가 잡아간 검정색 턱시도 고양이는 실종된 상태다. 동물권 시민연대 레이 인스타그램 캡처

그는 학대 이유에 대해 “(고양이를) 잡으려고 하니까 다른 고양이가 달려들면서 방해를 놓길래 못 오게끔 (흉기를) 휘두른 것”이라고 해명했다. 실종 고양이 행방에 대해서는 “서울로 가던 길에 휴게소에서 풀어줬다”고 주장했다.

동물보호단체 ‘동물과의 아름다운 이야기’(이하 동아이) 측은 SNS를 통해 “고통스러워하는 고양이를 쳐다보다가 도망가는 (또 다른) 턱시도 고양이를 따라가 CCTV 사각지대에서 쇠막대기로 때려 실신시켜 거꾸로 발을 잡고 훔쳐가는 장면이 고스란히 잡혔다”며 “대담하게 차까지 끌고 와서 3시간 동안 여유 있게 행동하는 모습이 한두 번 해본 솜씨가 아닌 것 같다”고 지적했다.

동물권 시민연대 레이(RAY)가 캠페인즈에 올린 A씨에 대한 엄벌 촉구 탄원서에는 1만명 이상이 서명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