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넷플릭스 시리즈 ‘도쿄 사기꾼들’ 소재가 된 500억원대 일본 부동산 사기 일당에게 100억원을 배상하라는 법원 명령이 내려졌다. ‘지멘시(地面師)’로 불리는 이들은 위조 서류로 소유자 행세를 하며 도쿄 한복판에 있는 남의 땅을 건설사에 무단으로 판 혐의로 검거됐다.
도쿄지방법원은 대형 주택건설회사 세키스이하우스가 약 55억엔을 사기당한 사건과 관련해 지멘시 측에 손해배상을 요구한 소송에서 원고 청구대로 10억엔을 지급하라고 명령했다고 마이니치신문 등이 27일 보도했다.
소송 대상은 사기죄 등으로 실형이 확정된 리더격 우치다 마이크(71)와 카민스카스 미사오(64) 등 모두 5명이다.
소장에 따르면 세키스이하우스는 2017년 위조된 여권으로 도쿄 니시고탄다 소재 여관 부지 소유자로 위장한 우치다 일당과 토지매매 계약을 체결하며 약 55억엔의 손해를 입었다고 마이니치는 설명했다. 해당 부지는 약 2000㎡(605평) 면적이었다.
세키스이하우스는 10명을 고소하며 10억엔 지급을 요구했다. 이 가운데 5명은 책임 여부를 다투지 않아 배상 명령이 조기에 확정됐다. 이번 판결은 그동안 심리를 진행해온 우치다 등 나머지 5명에 대한 결론이다.
세키스이하우스는 소송에서 5명이 위장 역할을 주선하거나 위조 여권을 준비하고 매매 협의에 참석하는 등 사기에 관여했다고 주장했다.
지멘시 측은 “매매 계약이 사기임을 인지하지 못했다” “공모한 사실이 없다”고 반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건을 소재로 한 신조 코우의 소설 ‘지멘시들(地面師たち)’은 올해 7월 동명의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로 공개돼 화제를 모았다. 국내에는 ‘도쿄 사기꾼들’이라는 제목으로 공개됐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