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에서의 삶은 빛과 소금 되기 위한 몸부림”···뮤지컬 거장의 고백

입력 2024-11-27 12:58
“지난 20년 동안 L.A에 살면서 영화를 제작했습니다. 할리우드에서의 삶은 빛과 소금이 되기 위한 몸부림이었죠.”

2009년부터 2015년까지 6개의 시즌으로 방영되며 큰 인기를 끈 TV시리즈 ‘글리(Glee)’의 총괄 음악 감독으로 6개의 프라임타임 에미상을 수상한 아담 앤더스(Adam Anders·사진)가 최근 미국 폭스뉴스에서 밝힌 고백이다. 그는 고등학교 합창 클럽을 배경으로 벌어지는 성장 스토리를 그린 드라마 ‘글리’로 2011년과 2012년, 톰 크루즈가 주연한 영화 ‘록 오브 에이지스(Rock of Ages)’로 2013년 잇따라 그래미상 후보에 오르며 뮤지컬 영화의 거장으로 인정받았다.

대중성 있는 작품으로 명성을 쌓았던 앤더스 감독은 인터뷰에서 “최근 작업한 작품으로 인해 내 인생이 완전히 바뀌었고 지난 시간과는 다른 길을 가고 있다”고 밝혔다. 그가 말한 작품은 자신이 직접 각본을 쓰고 메가폰을 잡으며 제작한 뮤지컬 영화 ‘저니 투 베들레헴(Journey to Bethlehem)’이다. 아기 예수가 태어난 베들레헴을 향해 먼 여정을 떠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는 올해 서울국제사랑영화제 개막작으로 선보이며 호평을 받은 작품이다.

앤더스 감독은 목회자 자녀다. 전 세계를 순회하며 선교와 음악 사역을 통해 복음을 전해 온 목회자 가정에서 유년을 보냈다. 하지만 그는 “교회를 넘어 주류에 도달하고 싶었기에 할리우드에서의 삶을 택했고 거기서 실력을 갈고 닦으며 콘텐츠를 만들었다”고 했다. 2014년에는 ‘선 오브 갓(Son of God)’ 2016년에 ‘더 패션(The passion)’과 같은 기독교적 콘텐츠의 음악 프로젝트를 다루기도 했지만 이번만큼 신앙에 큰 전환점이 되진 못했다.

앤더스 감독은 “성경 이야기를 다룰 때마다, 영화와 음악 업계에 있는 이들로부터 벌떼와 같은 공격을 당할 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있었지만 하나님께서 내게 주신 비전을 지켜야겠다는 결심을 했다”며 “그 비전은 기독교인이든 아니든 조부모와 부모, 아이들이 함께 보고 즐길 수 있는 영화를 만드는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17년 전 가족과 함께 집에서 크리스마스를 보내면서 ‘크리스마스를 축하해야 하는 이유를 알려주는 영화는 왜 없을까’라고 생각했던 것이 ‘저니 투 베들레헴’이란 작품을 구현하게 된 출발점이었다”고 덧붙였다.

최기영 기자 ky710@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