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도 사는 합성 니코틴, 연초만큼 나빠… 규제 대상 된다

입력 2024-11-27 11:35
연합뉴스

액상형 전자 담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합성 니코틴에 연초(천연) 니코틴만큼 많은 독성 물질이 포함돼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초 니코틴보다 덜 해롭다던 판매 업자들의 주장과는 사뭇 다른 결과다. 현재 합성 니코틴은 담배로 분류되지 않아 담뱃세와 부담금을 물지 않고 청소년에게 판매해도 무방하다. 정부는 합성 니코틴을 담배와 함께 규제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이 27일 보건복지부에서 받은 연구 용역 결과에 따르면 합성 니코틴 원액에서는 인체에 해로운 생식 독성을 가진 물질 41개 항목에서 2만3902㎎/ℓ가 검출됐다. 천연 니코틴 원액(45개·1만2509㎎/ℓ)보다 항목 수는 적은데도 유해 물질 총검출량은 많다. 특히 암을 유발하는 물질로 알려진 ‘담배-특이 니트로사민’(TSNAs) 중 NNN과 NNK 전구체의 농도가 높게 나타났다.

이는 니코틴 합성 과정에서 여러 종류의 반응 물질과 유기 용매를 사용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연구 보고서는 합성 니코틴에 다수의 유해 물질 다량이 포함돼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합성 니코틴도 연초 니코틴과 동일하게 규제해야 한다. (합성 니코틴이) 순수한 물질이라는 (판매 업자들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 미국과 영국, 캐나다처럼 합성 니코틴과 연초 니코틴을 구별하지 않고 관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라고 강조했다.

복지부는 “시판 중인 대다수의 합성 니코틴 액상형 전자 담배가 담배사업법상 담배에 포함되지 않아 온라인 및 청소년 대상 판매 제한과 경고 문구 표시, 광고 제한 등 규제를 받지 않고 있다”라며 담배의 정의를 확대, 합성 니코틴을 포함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담당 부처인 기획재정부는 복지부의 주장을 받아들여 합성 니코틴을 담배사업법상 담배에 포함해 규제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의견을 국회 기재위에 최근 전했다.

이런 규제 공백 속 영국계 담배 회사 브리티시 아메리칸 토바코(BAT) 그룹은 지난 25일 합성 니코틴 액상형 전자 담배 ‘노마드 싱크 5000’을 세계 최초로 한국에 출시했다. 주요 담배 회사가 한국에서 합성 니코틴 액상형 전자 담배를 출시한 것은 처음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회원국 중 한국과 일본, 콜롬비아를 제외한 35개국에서 합성 니코틴 액상형 전자 담배를 담배에 준해 규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주원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