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을 재장악한 이후 300명이 넘는 아프간 언론인이 인권 침해를 당했다고 유엔이 발표했다. 로이터·AFP통신 등에 따르면 유엔 아프가니스탄 지원단(UNAMA)과 유엔 인권 사무소는 26일(현지시간) 아프간 언론인들이 극도로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엔 조사에 따르면 2021년 8월 탈레반의 재집권 이후 지난 9월까지 3년여 동안 아프간 언론인들에 대한 256건의 자의적 체포·구금이 발생했다. 고문 및 학대 사례는 130건, 위협 및 협박 사례는 75건으로 조사됐다.
로자 오툰바예바 UNAMA 단장은 “아프간 언론인은 보도 가능 여부가 불분명한 규칙 속에서 일하며, 비판적인 보도 때문에 협박이나 자의적 구금의 위험에 직면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실상 당국의 업무를 대신 수행하는 언론인과 미디어 종사자의 안전을 보장해야 한다”며 “특히 미디어에서 여성의 역할과 중요성을 충분히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프간 외교부는 유엔의 발표 내용에 반박했다. 체포 수치가 과장됐으며, 구금은 법적 절차에 따라 이뤄졌다는 입장이다. 외교부는 언론인 보호를 위해 당국이 노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국경 없는 기자회에 따르면 아프간의 언론 자유 순위는 탈레반 재집권 이후 180개국 중 122위에서 178위로 급락했다. 탈레반 집권 전 아프간에는 약 8400명의 미디어 종사자(여성 1700명 포함)가 활동했으나 현재는 5100명으로 줄었다. 여성 미디어 종사자는 560명에 불과하다고 AFP통신은 보도했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