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서울 전역에 대설주의보가 발효된 가운데 일부 지역의 적설량이 20㎝를 돌파했다.
이날 서울시와 기상청에 따르면 성북구, 강북구 등 동북권 일부 지역의 적설량이 20㎝를 넘겼다. 오전 7시 기준 적설량은 성북 20.6㎝, 강북 20.4㎝, 도봉 16.4㎝, 은평 16.0㎝ 등이었다. 종로구 송월동 기상관측소는 16.5㎝를 기록했다. 서울에서 최근 수년간 20㎝ 안팎의 적설량을 기록한 사례는 매우 드물다.
이에 따라 노원구와 성북구, 중랑구, 광진구, 동대문구, 도봉구, 강북구, 성동구(일부) 등 동북권에는 대설경보가 내려졌다.
시는 오전 7시부터 자치구 및 유관기관과 함께 제설 비상근무를 2단계로 격상해 제설 대응에 돌입했다. 또 인왕산로, 북악산로, 삼청동길, 와룡공원길 등 4곳의 도로를 통제했다. 많은 눈으로 도로가 미끄러운 데다 일부 도로가 통제돼 출근길 교통 혼잡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밤 사이 많은 눈이 내리면서 정전이 발생한 지역도 있었다. 한국전력공사에 따르면 이날 오전 5시30분쯤 성북구 성북동 일대 주택 등 174가구에 정전이 발생했다. 눈이 쌓이면서 무거워진 가로수가 쓰러져 전신주와 전선을 접촉해 정전이 일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한전은 긴급 인력을 투입해 전력 복구 작업을 벌였다.
서울 외에도 전국적으로 많은 눈이 내림에 따라 행정안정부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단계를 가동하고, 대설 위기경보 수준을 ‘관심’에서 ‘주의’로 상향했다. 특히 이날 밤까지 강원내륙 산지에, 또 이날 새벽부터 오전 사이 수도권과 충북북부, 전북동부, 경북북동 산지에 시간당 1~3㎝의 강하고 무거운 눈이 내리면서 대설특보 확대 가능성도 전망된다.
이상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장(행안부 장관)은 “올겨울 첫 강설이면서 야간에 많은 눈이 내린 만큼 제설작업을 철저히 시행해 달라”며 “국민께서도 평소보다 감속하는 등 교통 수칙을 준수하고, 낙상사고 예방을 위해 보행 안전에도 유의해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