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대형사, 고전… 무신사·유니클로만 웃었다

입력 2024-11-27 07:05
사진=연합뉴스

주요 패션기업들이 3분기 부진한 실적을 기록하며 고전하고 있다. 4분기에도 실적 개선이 쉽지 않아 보인다. 고물가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과 더불어 평년 대비 따뜻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반등의 기회를 놓친 것으로 분석된다.

패션 5대 대기업 중 LF를 제외하고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역성장하는 상황을 맞았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 영업이익은 36.4% 감소했다. 같은 기간 한섬과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영업이익이 각각 31.4%, 65.4% 줄었다. 코오롱인더스트리FnC는 3분기에 149억원의 영업손실을 봤다. 유일하게 선방한 LF 역시 패션부문의 3분기 누적 매출은 1조128억원으로 지난해보다 2.8% 줄었다

고물가에 백화점보다 온라인 패션 플랫폼에서 중저가 브랜드를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많아진 점도 주요하게 작용했다. 이에 백화점업계는 29일 블랙프라이데이를 앞두고 지난 15일부터 12월 1일까지 정기 세일을 진행하고 있지만, 지난해에 비해 매출은 5~10% 감소했다. 백화점업계 관계자는 “긴 여름에 상대적으로 단가가 높은 가을·겨울옷 판매가 부진했다”며 “4분기에는 블랙프라이데이 행사와 아우터 등 겨울옷 판매 증대를 통해 회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SPA 브랜드 선두주자인 탑텐과 유니클로는 올해 매출 1조 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패션 플랫폼 무신사는 ‘무진장 24 겨울 블랙프라이데이’ 시작 6시간 만에 300억 원이 넘는 판매액을 기록했다. 지그재그 역시 올해 SPA 브랜드 누적 거래액이 전년 동기 대비 55% 증가했다.

이에 패션 대형사들은 본업 집중과 사업 다각화 두 가지 선택권을 두고 중장기 전략을 고심 중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라이징 브랜드인 어뮤즈를 인수하는 등 뷰티 포트폴리오를 확장 중이다. 한섬 역시 럭셔리 스킨케어 브랜드 오에라를 통해 화장품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 밖에 LF는 아떼, 코오롱FnC는 엠퀴리 등 뷰티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LF는 크게 패션, 식품(LF푸드), 부동산 금융(코람코자산신탁) 등 다양한 사업을 영위 중이다. 때문에 패션 부문의 매출이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금융부문인 코람코의 리츠 매각에 따른 보수가 증가하며 실적 호조를 이끌었다.

반면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본업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이달 클린 뷰티 편집숍 ‘레이블씨’ 사업을 철수하며 패션 사업에 더 집중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성과가 좋은 패션 사업에 더욱 힘을 준다는 전략이다.

이다연 기자 id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