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인과 출생아 수 증가 추세가 지속하면서 올해 합계출산율이 9년 만에 반등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26일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에 따르면 주형환 부위원장은 전날 한국경제인협회가 주최한 회의에서 “추세가 유지된다면 올해 합계출산율은 통계청 추계치인 0.68보다 높고, 작년 실적치인 0.72보다 높은 0.74 내외로 전망된다”며 “처음으로 출산율 반등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합계출산율은 여성이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자녀 수를 말한다.
저고위가 공식적으로 올해 출산율 전망치를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앞서 지난달 국회 예산정책처도 보고서를 통해 “올해 합계출산율은 2015년 이후 9년 만에 반등이 예상된다”고 밝힌 바 있다.
출산율은 2015년 1.24명 이후 지속해서 하락해왔다. 코로나19를 겪으며 혼인율이 감소한 영향이 컸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혼인율이 반등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8월 혼인 건수는 1만7527건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20% 증가했다.
이상림 서울대 인구정책센터 연구위원은 “미뤘던 출산과 혼인이 재개되고 있고, 코로나19를 겪으며 생애 과정의 일부로서 결혼을 받아들이는 청년이 늘어난 영향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특히 이 연구위원은 1990년생이 혼인·출산기에 접어들면서 출생아수가 늘어난 영향도 있다고 봤다.
정부가 ‘인구 국가비상사태’를 선언하며 신혼·난임 부부 등 수요를 겨냥해 정책을 확대한 것도 효과를 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석재은 한림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결혼과 출산을 망설이던 사람들한테는 ‘나 혼자 애쓰는 게 아니라 사회도 함께할 것 같다’라는 신호를 준 것”이라며 “이제는 지원 폭을 늘리는 전략보다 모니터링을 통해 청년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을 마련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유나 이정헌 기자 spr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