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은 26일 경남 거제시 장목면에 있는 KIOST 남해연구소 부두에서 ‘이어도호’ 퇴역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이희승 원장과 진성일 선장을 비롯한 승무원과 직원들이 참석해 1992년부터 33년간 활약한 이어도호의 마지막 여정을 기념했다.
지난 1992년 3월 취항한 이어도호는 연근해를 비롯해 해외 해역을 누비며 해양 순환기후 탐사, 해류 특성 조사, 해양 방위 작전해역 환경 조사 등 다양한 연구를 해왔다. 총 6894일 동안 68만㎞를 항해하며 대한민국 해양과학 발전에 이바지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어도호는 초기부터 유인잠수정 ‘해양 250’의 모선으로 건조돼 심해와 대양 탐사의 기틀을 마련했다. 또 해양 특성 조사 사업과 한국해역 종합 해양환경도 작성연구를 통해 한반도 주변 해역의 해양개발 및 이용에 필요한 데이터를 제공했다.
1992년 필리핀해역에서 수행한 우리나라 최초 국외 해양기술 용역사업과 1998년 남북 분단 이후 처음으로 북한 금호지구 해역에서 해양조사를 수행한 것도 이어도호의 대표적 성과로 꼽힌다. 또 허베이스피리트호 유류 유출 사고(2007년), 천안함 사고(2010년), 세월호 사고(2014년) 등 국가적 해양 사고 현장에 투입돼 사고 수습에 이바지했다.
새 연구선 ‘이어도2호’…내년 상반기 대체
이어도호의 임무는 현재 건조 중인 첨단 연구선 ‘이어도2호’가 이어받을 예정이다. 내년 상반기 취항 예정인 이어도2호는 기존 선박보다 연구 성능과 장비가 대폭 향상됐다.
이어도2호는 만재 배수량 732t, 길이 62m, 폭 11.6m 크기다. 연구선에는 승선원 32명이 탑승할 수 있으며, 자유롭게 방향을 전환할 수 있는 전방위 추진 시스템(Azimuth Thruster)과 총 34종의 첨단 연구 장비를 탑재해 정밀하고 폭넓은 연구가 가능하다.
첨단 장비에는 얕은 바다 해저 지형 분석용 멀티 빔 음향 측심기와 실시간 수온·염분·수심 측정 장비(Underway CTD System) 등이 포함돼 심층적이고 실시간 해양 데이터 수집 능력을 갖췄다.
이희승 KIOST 원장은 “이어도호는 대한민국 해양과학의 역사 그 자체”라며 “이어도호가 쌓아온 연구 성과와 경험을 바탕으로 이어도2호의 건조와 취항 준비를 차질 없이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부산=윤일선 기자 news82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