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고양시에 위치한 한 작업실. 매주 월요일 저녁 이곳에서는 특별한 예배가 열린다. 찬양사역 1세대인 노문환(74) 목사와 그의 제자들, 찬양 사역에 영향을 받은 이들이 함께 드리는 월요예배다. 예배 전에 따뜻한 저녁 식사와 담소를 나누는 모습은 단순한 모임을 넘어 가족 같은 공동체를 연상시킨다.
25일 오후 7시 예배가 시작되자 노 목사는 시편 139편 말씀을 중심으로 말씀을 전했다. 그는 “다윗처럼 여호와를 목자로 삼아 골방에서 드린 예배가 찬양의 시작”이라며, “찬양은 단순한 음악이 아니라 예배자로 살아가는 삶의 고백”이라고 강조했다. 그의 아들 가수 커피소년이 인도하는 찬양과 뜨거운 통성기도가 이어지며, 월요예배는 찬양과 말씀, 기도로 하나 되는 은혜의 시간이었다.
노 목사의 찬양 사역은 1976년 부산 이사벨여자고등학교에서 특송을 부른 것이 계기가 됐다. 이후 유의신 목사가 결성한 늘노래 선교단의 일원으로 활동하며 ‘잊으라시네’, ‘나는 가고 싶소’, ‘평화의 노래’ 같은 복음성가로 군부대와 병원, 시골 장터 등 다양한 곳에서 전도했다. 그 과정에서 1981년 장로회신학대 신학과를 졸업하고 이후 2002년 감리교신학대학교 신학대학원을 졸업하며 ‘전도목사’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사역의 길은 순탄치 않았다. 과거 악사로 활동한 경력을 이유로 교계 내에서 ‘술집 출신’이라는 편견에 시달리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음악을 통해 교회와 사회를 잇는 다리가 되길 멈추지 않았다. 그는 “CCM은 전도를 위한 도구”라며 사례비와 관계없이 전도만을 위해 집회와 공연을 이어갔다. 국내외 각지에서 버스킹 전도를 하고 자택에서 하우스콘서트를 열어 가정마다 복음을 전했다.
군부대 사역 또한 그의 주요 활동 중 하나다. 그는 “하나님을 대놓고 전할 수 없는 상황에서도 사랑으로 복음을 전했다”며, 군부대에서 위로와 감동의 메시지를 전한 경험을 나눴다. 이러한 경험은 힐링콘서트 같은 형태로 확장됐고, 일본, 동남아, 남미 등 세계 각지에서 1만여 회의 집회를 열며 복음을 전하는 계기가 됐다.
월요예배는 노 목사가 2004년부터 시작한 모임이다. 주일 사역으로 지친 찬양사역자들을 위해 자택에서 드리던 예배는 참석자가 늘어나며 현재의 작업실로 옮겨졌다. 이 예배 공동체는 단순히 찬양과 말씀에 머물지 않고, 회복과 진로의 인도하심을 경험하며 한 가족처럼 성장해왔다. 이곳에서 만난 이들이 가정을 이루고 자녀를 낳아 함께 예배하는 모습은 초대교회를 떠올리게 한다. 노 목사는 자신의 사역을 ‘라이프디자이너’라고 정의하며 “문제를 문제로 여기지 않고 하나님께 맡기는 곳”이라고 월요예배의 본질을 설명했다. 그는 “초대교회처럼 이웃과 가족이 되어주는 교회의 역할을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 목사의 제자인 CCM 듀오 ‘달빛마을’의 김지민(32)과 김상진(34) 부부는 “노 목사님의 삶은 말 그대로 찬양과 예배”라며 “그를 통해 사역의 의미를 배웠다”고 고백했다. 유튜브 ‘골방라이브’를 통해 20만 명의 구독자에게 찬양을 전하고 있는 이들은 “처음 찬양사역자로 나아가던 시절, 노 목사에게서 받은 위로와 격려가 지금의 사역을 가능하게 했다”고 전했다. “목사님은 사례비가 없어도 기꺼이 무대를 내주셨고, 그 과정을 통해 찬양사역자의 삶이 얼마나 행복할 수 있는지 보여주셨습니다.”
음악경연 프로그램인 슈퍼스타 K4 출연으로 주목받았던 박다빈(30)씨 또한 노 목사의 제자다. 그는 외로움 가운데 기도하던 중 2년 전쯤 노 목사와 월요예배 공동체를 만났다. 박 씨는 “생각은 선택이라는 목사님의 가르침을 통해 예수님과 감사를 선택하며 삶의 방향을 바꿨고, 매일 성령님이 주시는 평안에 감사른 누리고 있다”며 “공동체에서 신앙적 위로를 넘어 삶의 지향점을 발견했다”고 고백했다.
노 목사는 ‘CCM의 대부’라는 수식어보다 ‘전도자’로 불리길 원한다. 그의 사역의 핵심은 말씀이다. 그는 제자들에게 말씀 암송과 큐티를 강조하며 삶과 신앙을 계승하는 데 힘쓰고 있다. 그의 사역의 핵심은 바로 말씀이다. “말씀이 삶의 기준이 되고, 순종과 경험이 쌓여 말씀이 선포될 때 진정한 찬양이 이루어집니다. 찬양사역자들이 기쁨으로 사람과 가정을 세우는 예배자가 되길 바랍니다.”
글·사진= 김수연 기자 pro11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