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이기고 감옥행도 면할까… 美, 트럼프 기소 기각할 듯

입력 2024-11-26 06:44
로이터연합뉴스

2024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그를 둘러싼 사법 리스크를 해소할 것으로 보인다. 현직 대통령에 대한 형사 기소 불가 정책 때문이다.

미국 법무부의 잭 스미스 특검은 현직 대통령에 대한 형사 기소 불가 정책에 따라 지난 25일(현지시간) 워싱턴DC의 법원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에 대한 2020년 대선 결과 뒤집기 및 기밀문서 유출 혐의에 대한 기소를 기각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따라 트럼프 당선인은 내년 1월 취임 전에 사법 리스크를 사실상 해소하게 됐다. 특검은 이와 별개로 제11 순회 항소법원에 기밀문서 유출 사건과 관련해 트럼프 당선인을 공동 피고인에서 제외해줄 것도 요구했다.

미국 법무부는 현직 대통령에 대한 기소를 대통령직 수행에 대한 간섭으로 보고 재임 중인 대통령에 대해 기소하지 않는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현직 대통령의 경우 필요시 일반 기소가 아닌 탄핵 절차를 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이달 초 대선에서 트럼프 당선인이 승리하면서 대선 결과 뒤집기 및 기밀문서 유출 혐의에 대한 특검의 기소 포기는 시간 문제로 여겨져 왔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이 사건들은 다른 사건과 마찬가지로 내용이 없고 무법 사건이며 절대로 제기돼선 안 됐다”면서 “민주당이 정적(政敵)인 나를 상대로 한 싸움으로 1억달러(약 1400억원)가 넘는 세금이 낭비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럼에도 나는 역경을 이겨내고 승리했다”고 밝혔다.

J.D. 밴스 부통령 당선인은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만약 트럼프 당선인이 선거에서 졌다면 아마 여생을 감옥에서 보냈을지도 모른다”며 “이 기소는 정치적이었으며 이제는 트럼프 당선인에게 일어난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앞서 바이든 정부의 메릭 갈런드 법무부 장관은 트럼프 전 대통령 관련 사건 수사를 위해 잭 스미스 특별검사를 임명했다. 스미스 특검은 2020년 대선 결과 뒤집기, 기밀문서 유출 혐의 등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기소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 외에도 조지아주에서 대선 결과 뒤집기 혐의로, 뉴욕시에서 성 추문 입막음 돈 지급 사건과 관련해 각각 기소된 바 있다. 이 가운데 성 추문 입막음 돈 사건은 유죄 평결까지 내려졌으나 담당 판사가 최근 형량 선고를 공식 연기했다. 공소를 기각할 가능성도 열어둔 상태다.

조지아 사건은 수사를 한 특별검사와 풀턴카운티 검사장이 사적인 관계인 것이 드러나며 재판이 중단됐다.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선거 운동 과정에 자신에 대한 기소를 ‘정적 탄압’, ‘마녀사냥’ 등으로 규정하고 비판하면서 지지층 결집의 소재로 이용했다.

그는 스미스 특검에 대해 자신이 대통령으로 취임하자마자 해임하겠다고 공언했다. 실제 스미스 특검은 자진 사임할 것으로 보인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보도했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