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정우성(51)이 모델 문가비(35)와의 사이에 혼외자가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 사회적 충격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아들을 낳은 문가비와 결혼은 하지 않되 양육 책임은 지겠다는 그의 입장을 두고는 갑론을박이 벌어진다. 가정을 꾸리지 않은 채 양육비만 내겠다는 것이냐는 비판이 있는 한편 ‘결혼하지 않더라도 아버지로서 책임을 지겠다’고 나선 건 책임감 있는 태도 아니냐는 의견도 팽팽하다.
정우성 측은 지난 24일 디스패치가 보도한 혼외자 소식에 대해 “지난해 임신 소식을 들었고, 소중한 생명을 지키자고 했다”며 “아버지로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지원할 계획”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그는 문가비와 결혼할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소식에 대중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혼외자 소식이 결혼으로 이어지지 않는 것을 놓고는 다양한 반응이 이어졌다. 상당수는 ‘아이에게 온전한 가정을 만들어주지 못하는 무책임한 처사’라며 우려를 표했다. “양육비만 대준다고 아이가 혼자 크는 건 아니다” “공동양육 하지 않으면 아이에 대한 책임을 다한다고 보긴 어렵다” “언제부터 육아와 자식에 대한 책임이 경제적인 지원만 의미했나” 등 비판이 이어졌다.
정우성이 보여왔던 행보를 생각할 때 실망스럽다는 의견도 많다. 네 살 아이를 양육하는 이모(35)씨는 25일 “그동안 난민과 미혼모를 돕자며 정우성이 보여준 언행과 불일치하는 행보”라면서 “아이를 키우는 건 돈만으로 되는 게 아니고 시간과 노력, 정성과 애정이 있어야 한다. 돈만 주면 아버지의 도리를 다하는 거라고 보기 어렵다”고 전했다.
반면 출산과 결혼은 별개로 봐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두 사람이 정식으로 교제하던 사이가 아니라는 전제하에 ‘예상치 못한 임신과 출산에도 아버지로서 책임을 다하는 모습 아니냐’는 것이다. 온라인커뮤니티에선 “한국 정서상 아이를 가지면 결혼을 안 하는 게 이상해 보일 수 있지만 그게 틀렸다고 할 순 없다” “임신했다고 무조건 결혼하는 시대가 아니게 되는 것” “출산이 선택이듯 결혼도 선택이다” 등의 의견을 찾기 어렵지 않았다.
두 살 아이를 키우는 원모(33)씨는 “남자가 결혼 의사를 분명하게 밝히지 않았음에도 결국 출산을 선택한 거라면 양육비를 주는 것으로도 어느 정도 아버지의 책임을 다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번 사안을 통해 사회적 인식이 확실히 예전과 달라진 것을 확인해 놀랐다는 이도 있었다. 40대 직장인 A씨는 “정우성 소식을 친구들과 이야기하는데 의외로 결혼 안 하는 것 자체에 대해서는 거부감이 없는 걸 느꼈다”면서 “다른 문제가 또 있을진 모르겠지만 적어도 출산과 결혼을 하나로 생각하던 전통적인 인식은 옅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