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 힐링해 준 기독 음악 다모여···2024 K-CCM 어워즈 시상식

입력 2024-11-25 22:10 수정 2024-11-26 11:31
‘2024 K-CCM 어워즈’ 시상식 참석자들이 25일 서울 삼일교회(송태근 목사)에서 행사를 마친 뒤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광염교회 제공

K팝 K드라마 K푸드의 세계적 열풍이 KCCM으로 확장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 기독 음악인들을 위한 첫 번째 시상식이 25일 서울 용산구 삼일교회(송태근 목사)에서 개최됐다.

한국기독음악협회(KCCM·공동회장 안민 송정미) 주최로 열린 ‘2024 K-CCM 어워즈’ 시상식 현장은 본격적인 개회 전부터 축제 분위기로 가득했다. 시상식장으로 입장하는 아티스트들은 레드카펫 위로 화려한 조명이 비추는 포토존에서 함박웃음을 지으며 교제를 나눴고, 오랜 만에 조우한 이들은 서로의 안부를 물으며 사역 근황을 확인했다.
안민 한국기독음악협회(KCCM) 공동회장이 25일 서울 용산구 삼일교회(송태근 목사)에서 개최된 ‘2024 K-CCM 어워즈’ 시상식에서 개회사를 전하고 있다. 광염교회 제공


이날 시상식은 지난해 9월 크리스천 아티스트들의 연합체로 KCCM이 출범한 뒤 오랜 시간 공들여 준비한 축제 현장이다. 안민 회장은 “오랫동안 꿈꿔왔던 순간이 실현된 것”이라며 “오늘의 어워즈는 단순한 시상식이 아니라 찬양 사역의 길을 걸어가는 모든 이들에게 하나님이 예비하신 격려를 나누는 시간”이라고 소개했다.

한국 기독 음악인들의 축제 같은 시간으로 마련된 만큼 그 시작도 음악축제 같았다. 오프닝 무대에 오른 찬양 사역팀 빅콰이어가 ‘호산나’ ‘찬양하세’ ‘주만 바라볼지라’ 등 한국교회 성도들에게 익숙한 찬양들을 메들리로 선보였다.

한국기독음악협회가 주관하는 첫 번째 시상식을 위해 협회는 2023년 1월부터 2024년 10월까지 발표된 기독 음악 2396곡을 심사했다. 수상자 선정을 위해 방송국 PD, 실용음악과 교수, 각 분야 전문가 등 9명으로 구성된 전문 심사위원의 심사, 800명의 대중심사를 거쳤다.
CCM 음원상 부문을 수상한 ‘니드 유 로드(Need you Lord)’의 히스플랜 팀이 소감을 발표하고 있다. 광염교회 제공

워십 음원상 부문은 수상자인 ‘주를 찾는 모든 자들이’의 팀룩워십 팀이 수상 소감을 밝히고 있다. 광염교회 제공

음반상 부문 수상자 ‘합심’의 위러브 팀이 수상 소감을 전하고 있다. 광염교회 제공

이날 현장에서는 CCM 음원상, 워십 음원상, 음반상 등 세 개 부문에서 영예의 수상자가 발표됐다. CCM 음원상 부문에서는 ‘니드 유 로드(Need you Lord)’의 히스플랜, 워십 음원상 부문은 ‘주를 찾는 모든 자들이’의 팀룩워십, 음반상 부문에서는 ‘합심’의 위러브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세상의 시상식이 본상과 대상에 포커스를 맞추고 공로상이 감초 역할을 맡는다면 KCCM 어워즈에선 정반대였다. 이날 시상식에선 본상에 해당하는 세 팀의 수상자보다 공로상에 호명된 7인의 수상자가 더 큰 울림을 줬다.
한국 기독 음악계의 1세대 찬양 사역자로 꼽히는 김석균(오른쪽) 목사와 최미 선교사가 공로상을 수상한 뒤 소감을 전하고 있다. 광염교회 제공

공로상 수상자에는 문화선교단체 ‘주찬양’의 최유신 목사, 한국교회음악회 회장을 역임한 홍정표 장로, 한국 기독 음악계의 1세대 찬양 사역자로 꼽히는 김석균 목사와 최미 선교사, 어쿠스틱 기타리스트의 거장 ‘시인과 촌장’의 함춘호, ‘가시나무’ ‘좋은 나라’를 남긴 싱어송라이터 하덕규 목사, 찬양 ‘나(공평하신 하나님)’의 작사가 시인 송명희 등 그야말로 한국 기독 음악계의 살아있는 전설들이 잇따라 호명됐다.

“35년 전 찬사연(찬양사역자연합회)이란 모임을 시작했어요. 그 모임이 이어져서 오늘의 KCCM이 됐습니다. 참 많은 찬양을 불러왔는데 ‘내 삶이 하나님 앞에 찬양이 되었는가’라는 질문에는 여전히 대답을 못하겠습니다. 남은 삶은 그 대답을 새겨 넣으며 살아가겠습니다.”(최유신 목사)

“우리가 함께 했던 그 시간이 크리스천 음악의 중흥기였던 것 같습니다. 지금은 혼자 음악하는 시간이 많아졌지만 앞으로는 더 많은 아티스트들과 협업하며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찬양이 전 세계에 가득했으면 좋겠어요.”(함춘호)

“우리의 인생은 하나님이 우리를 통해 하시는 일로 가득한 것 같아요. 천방지축 하덕규를 오랜 시간 빚으셔서 오늘에 이르게 하셨습니다. 38년 전에 함춘호 형제와 ‘시인과 촌장’ 앨범을 내고 헤어졌어요. 헤어질 때 춘호가 ‘나중에 형 가스펠 할 때 내가 따라갈게’라고 말했는데 오늘 저희 둘이 같은 상을 받게 되는 걸 보면서 하나님이 우리를 여기까지 인도하셨구나 싶네요. 하나님께 영광 돌립니다.”(하덕규)
어쿠스틱 기타리스트의 거장 ‘시인과 촌장’의 함춘호가 공로상을 수상한 뒤 소감을 전하고 있다. 광염교회 제공

현장에선 수상자들이 등장하고 소감을 밝힐 때마다 후배 찬양 사역자들의 뜨거운 박수와 환호가 이어졌다.

송정미 회장은 “시상식 준비의 출발점에서부터 지금의 한국 기독 음악이 존재할 수 있도록 애쓰고 수고한 1세대 찬양사역자들을 비롯해 반드시 기억해야 할 예술가들의 공로에 감사를 전하는 시간을 고민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올해 시상식을 ‘0회 어워드’라는 심정으로 준비했다”며 “앞으로 KCCM과 함께 동역하는 다양한 기독 음악 예술인들을 격려하고 응원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송정미(오른쪽) KCCM 공동회장과 조현삼 서울 광염교회 목사가 공로상 시상을 위해 무대에 올라 진행을 하고 있다. 광염교회 제공

현장에선 특별한 공로상도 발표됐다. 10여년 전부터 활동에 현실적 어려움을 겪는 찬양 사역자들을 찾아 그들의 수고와 헌신을 격려하고 후원하며 손을 잡아 줬던 조현삼 서울 광염교회 목사와 성도들을 위한 상이었다.
안민(왼쪽) KCCM 공동대표가 조현삼 서울 광염교회 목사에게 공로상을 전달하고 있다. 광염교회 제공



조 목사는 “한국교회가 찬양 사역자들의 노래 없이 예배를 드리고 집회를 진행하는 모습은 상상도 못할 것”이라며 “교회의 사역에 동반자로 동행해 준 것에 대해 한국교회도 깊이 마음에 새기고 함께 나아갈 것이라 믿는다”고 전했다. 이어 “찬양을 통해 더 많은 복음의 통로가 열리도록 더 많은 한국교회가 찬양 사역자들과 동역하는 일에 동참하길 소망한다”고 덧붙였다.
‘2024 K-CCM 어워즈’ 시상식 참석자들이 함께 '물이 바다 덮음같이'를 찬양하고 있다. 광염교회 제공

이날 시상식의 대미를 장식한 건 참석한 모든 이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함께 부르는 찬양이었다. 참석자들은 찬양 ‘물이 바다 덮음 같이’를 부르며 한국교회를 위한 기독 음악 사역을 위해 끊임없이 연대해 나갈 것을 다짐했다.

최기영 기자 ky710@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