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도에서 전해온 전도 이야기(24) 어부들을 변화시키는 하나님

입력 2024-11-25 20:26

변상호 목사·보길도 동광교회


어른들 말씀에 사람은 젊어서 고생을 좀 해도 늙어서 복된 삶을 살아야 한다고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 교회 김상유 집사님은 하나님으로부터 축복을 많이 받으신 어른입니다.

우리 마을은 섬에서도 맨 마지막으로 자동차 도로가 열린 섬 끝자락입니다. 그래서 옛날 어른들이 어린 시절 초등학교에 가거나 읍내에 가면 촌에서 온 사람들이라고 불리곤 했다 합니다. 그때는 바다에 어류가 풍부해도 잡는 어업 기술이 부족해 대부분 마을 사람들이 땔나무를 산에서 잘라 팔아 살았다고 합니다. 남자들은 나무를 지게에 지고 여자는 머리에 이면서 동네 사람들의 관심은 누가 나무를 더하느냐가 경쟁이고 자랑이었다고 회상합니다.

그렇게 힘들게 나무를 해서 목포 상인들에게 넘기면 마을 사람들 손에는 겨우 보리쌀 몇 되와 바꾸었고 어려운 시절 중에도 술을 먹고 도박을 하는 남자들이 대부분이었다고 합니다. 마을 사람들은 없는 살림에도 제사는 꼬박꼬박 지내고 아프면 무당을 불러 비싼 돈을 주고 굿을 하던 게 사람들의 생활이고 풍습이었답니다.

그래서였을까요. 100여년 전 조선에 오셨던 마포삼열(새뮤얼 모펫) 선교사님의 선교 보고서에는 “조선 사람들은 미개한 야만인들이며 해적과 같고 일부다처제와 외국인의 출입을 거부하였다”고 기록합니다. 의사였던 알렌 선교사의 보고서에는 “집집마다 파리, 빈대, 이, 벼룩이 득실대고 천연두 매독 회충과 종기 피부병이 모든 사람에게 있었다” 라고 기록합니다.

이 마을 역사를 들어보면, 물론 과거 농어촌 시골이 다 그랬지만 위에서 언급한 선교사님들의 보고서가 절실하게 생각납니다. 이런 마을에 교회가 들어서면서 한 가정씩 믿는 사람들이 생겨나고 또 그들이 변화되는 모습들이 나타나면서 기독교에 대한 인식이 달라진 것입니다. 특히 교회가 우상숭배의 허구성을 가르치면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면서 복음을 땅끝까지 전파하려고 달려온 사도들의 사명을 알게 됩니다.
주일이면 3분 거리 교회를 언제나 9시에 오셔서 기도로 준비하며 힘과 정성을 다해 예배 드리는 김상유 집사님입니다. 김 집사님은 이제 고기는 잡지 않으시지만 복음을 붙들고 감사하게 생활하십니다.

이런 마을에 복음으로 변화된 가장 첫 번째 인물로 기록될 분이 바로 김 집사님이십니다. 집사님은 힘이 장사인 데다 놀기를 좋아하는 그런 남자들의 중심에서 살았던 사람입니다. 하지만 이제 그분은 예수님을 믿고 완전하게 변화된 모습으로 살아갑니다. 집사님이 성경책을 옆에 끼고 깨끗하고 좋은 옷을 입고 길을 나서면 동네 사람들은 오늘이 일요일이라고 아는 게 이 마을의 현재 모습입니다.

물론 다른 성도님들도 한결같이 본이 되는 신앙생활을 하시지만 특히 김 집사님은 마치 평양 깡패 김익두가 예수 믿고 순한 양이 되어 목사가 되었듯, 집사님이 성경책을 가슴에 안고 교회에 다니시는 모습은 기적 그 자체이자 하나님의 능력이 되었습니다.

거기에 더해 부인 되시는 권사님께서도 같은 모습으로 믿음 생활을 우선순위로 정하셔서 말과 행동을 늘 조심하며 모범적인 교인의 삶을 살아가시기에 마을 사람들과 멀리 있는 자녀들도 모두 두 분을 진심으로 존경하고 있답니다.
지난 여름 교회 담을 붙잡고 교회에서 예배드리는 모든 성도님들을 축복해 달라고 온 성도가 함께 특별 기도를 했습니다. 김 집사님도 그 역할을 감당하고 계십니다.

기독교 신앙이 사람에게 들어가면 더 이상 과거를 말하지 않습니다. 두 분이 서로에게 과거를 흠잡으려면 바다의 모래같이 많겠지만 이제 과거는 복음 앞에 다 묻어두고 서로의 건강을 걱정하시면서, 특히 김 집사님은 토요일부터 주일을 준비하며 목욕하시고 헌금을 챙기시고 입을 옷을 준비하시는 좋은 성도님이 되셨습니다.

한때 평양의 막돼먹은 청년이었던 이기풍을 목사로 만들고 제주 선교사로 하나님께서 쓰셨듯 하나님은 이제 허물과 상처는 많지만 가난한 시절을 이겨내신 보길도 어부들을 변화시키고 있습니다. (다음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