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잉원 전 대만 총통이 민주주의 국가들이 우크라이나를 계속 지원해 중국 같은 권위주의 체제에 맞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에 대해서도 당분간은 대만보다 우크라이나 지원을 우선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대만 자유시보와 미국 폴리티코 등에 따르면 차이 전 총통은 23일(현지시간) 캐나다 노바스코샤에서 열린 핼리팩스 국제안보포럼(HISF)에 참석해 “미국이 우크라이나를 도울 수 있다면 그 어떤 것이라도 해야 한다, 우리 대만은 아직은 시간이 있다”고 말했다.
차이 전 총통은 “민주주의 국가들이 국제 협력을 통해 권위주의 체제에 맞서야 한다”면서 “우크라이나의 승리는 권위주의 확장을 막는 가장 효과적인 억제책이다. 민주주의 사회 구성원에 대한 강압은 심각한 결과를 초래한다는 사실을 권위주의 측에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지원이 중국의 대만 공격 저지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차이 전 총통은 중국의 대만 침공 시간표에 대한 질문에 “외부에서 추정하는 시간표가 많지만 가장 빠른 것은 2027년”이라며 “대만은 적극적으로 전쟁에 대비하고 있다”고 답했다.
차이 전 총통은 내년 2월 대만 타이베이에서 HISF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HISF는 2009년부터 매년 개최되는 북미지역 최대 국제안보포럼이다. 2021년 5월 차이 전 총통을 2018년 작고한 존 매케인 전 미국 상원의원의 이름을 딴 ‘존 매케인 상’의 공공서비스 리더십 분야 수상자로 선정했다.
중국은 차이 전 총통의 캐나다 방문에 대해 강하게 반발했다. 캐나다 주재 중국대사관은 23일 ‘대만 독립분자’의 중국 수교국 방문을 반대한다며 HISF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심각하게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대만의 전직 총통이 캐나다를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베이징=송세영 특파원 sysoh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