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절벽에 직면한 중국 국경지역의 인구가 빠른 속도로 줄어 국가안보를 위협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중국과 국경을 접한 중앙아시아 국가들의 인구는 빠르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25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인구발전연구센터 허단 소장은 월간 ‘인구와 건강’ 최신호 기고문에서 국가 안보를 강화하려면 중앙아시아 접경지 인구 감소에 주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허 소장은 중앙아시아 국가에선 인구가 빠르게 늘고 있고 중국 이민자 유치에도 적극적인 데 반해 이들 국가와 접한 중국 국경 지역은 인구 감소가 뚜렷하다고 지적했다. 신장웨이우얼과 네이멍구 자치구를 포함한 서부 국경지역 40개 현 가운데 대부분은 주민 수가 20만명 미만으로 나타났다.
카자흐스탄과 접한 국경도시인 신장웨이우얼 자치구의 아라산커우는 수출입 육상 화물 운송량의 약 절반을 처리하지만, 인구는 1만7000명에 불과하다. 상주인구는 더 적어 3423명뿐이다. 러시아와 국경도시인 네이멍구 자치구의 만저우리도 대러시아 육상 무역의 60%를 담당하는데 등록 인구는 2020년 12만8900명에서 2023년 8만8000명으로 급감했다.
허 소장은 고령화와 인재 유치 어려움 등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그는 “국경도시는 생태계가 취약하고 생활·경제 기반이 낙후돼 있다. 상당수는 강풍, 경작지 제한, 심각한 사막화, 물 부족과 같은 가혹한 환경으로 인해 생활비가 많이 들고 사회발전도 지체된다”고 설명했다.
수입관세와 부가가치세가 중앙정부에 전부 귀속되고 지방정부에 돌아가는 수익이 없는 것도 지역경제의 투자 유치·일자리 창출 능력을 제한하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허 소장은 중국 정부가 “인구 안보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국경지역 인구 문제를 국방 및 안보 정책 구조에 통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쉬샤오융 윈난대 인구통계학 연구원이 공동 집필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현재 중국 국경지역 도시의 86.7%가 소도시로 분류됐다. 인구 50만명을 넘는 도시는 4곳에 그쳤고 100만명을 넘는 도시는 한 곳도 없었다.
보고서 집필진은 ‘인구와 건강’에 실은 기고문에서 국경지역에선 “도시 수가 한정돼 있고 규모가 작으며, 경제적 영향력이 강한 중심 도시가 부족해 인구나 산업을 효과적으로 유치하고 유지하는 능력을 약화시켰다”고 분석했다.
중국은 출산율 급감으로 ‘인구절벽’ 위기에 놓여있다. 중국 인구는 2022년 85만명, 지난해 208만명 등 2년 연속 감소해 지난해 말 기준 14억967만명이다. 지난해 출생 인구는 902만명으로 2년 연속 신생아 수가 1000만명을 밑돌며 1949년 신중국 건설 이후 최저치를 찍었다. 중앙아시아 국가들의 합계출산율은 3명 이상을 유지하고 있지만, 중국은 2022년 1.09명을 기록했고 지난해에는 1.0명 이하로 떨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베이징=송세영 특파원 sysoh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