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과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휴전이 임박했다는 주장과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25일(현지시간) AP통신은 마이클 헤르초크 워싱턴 주재 이스라엘 대사가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의 전투를 종식시키기 위한 휴전 협상이 “며칠 내에” 타결될 수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헤르초크 대사는 이날 이스라엘 육군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완결해야 할 사항”이 남아 있고 모든 거래에는 정부의 동의가 필요하다면서도 “거래에 가까워졌다” “며칠 내에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온라인매체 악시오스도 이날 이스라엘이 휴전 합의를 앞두고 있다고 이스라엘과 미국의 고위 관리들이 말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24일 장관들과 정보 책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휴전 회담에 대한 회의를 열었다. 이스라엘의 한 관리는 이날 회의에서 휴전에 합의로 결정이 됐으며, 이번 주에 관련 발표가 나올 수 있다고 악시오스에 말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의 중동 특사로 파견된 아모스 호치스타인 백악관 선임고문이 이번 휴전 합의를 중재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지난 21일 호치스타인 특사와 만나 휴전 합의에 거의 도달했으나 국제형사재판소(ICC)가 전쟁범죄 혐의로 자신에게 체포영장을 발부했다는 소식을 듣고 격분해 협상을 깬 것으로 전해졌다.
1년간 협상을 중재해온 호치스타인 특사는 23일 워싱턴 주재 이스라엘 대사를 통해 네타냐후 총리에게 앞으로 며칠 내 휴전 협상을 진행하지 않으면 중재자에서 물러나겠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그러자 네타냐후 총리는 다음 날 휴전 관련 회의를 소집했다.
휴전 협정 초안은 양측이 60일간의 과도기를 갖도록 했으며 그 기간에 이스라엘 군이 레바논 남부에서 철수하고, 레바논 정부군이 국경 근처로 배치되는 동시에 헤즈볼라는 리타니강 북쪽으로 중화기를 옮기도록 했다. 휴전안의 이행은 미국이 주도하는 감독위원회가 관리하도록 했다.
미국은 특히 레바논 영토로부터의 임박한 위협이 있을 때 이스라엘의 군사 행동을 지원하고, 국경 근처에 헤즈볼라가 군사기지를 재건하거나 중화기를 밀반입하는 일을 막겠다는 보증서를 이스라엘에 제공하기로 했다.
칸, 하레츠, Y넷 등 이스라엘 현지 매체들도 이스라엘이 미국이 주도한 휴전안을 최종 승인한 것은 아니지만 큰 틀에서 수용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헤즈볼라 지도자 나임 카셈은 지난주 휴전안을 검토하고 답변서를 제출했으며 공은 이스라엘에 있다고 말했다.
휴전이 성사된다면 지난해 10월 9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공격으로 시작된 가자전쟁 이후 지속된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교전이 1년여 만에 중단된다.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교전은 미사일을 주고받는 수준에서 지난 10월 1일 이스라엘의 레바논 침공으로 크게 확대됐다. 양측 교전으로 레바논에서 사망자 3500여명, 부상자 1만5000여명이 발생했으며 이스라엘에서는 군인과 민간인 140명 정도가 숨졌다.
하지만 합의에 이르기까지 여전히 쟁점이 남아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휴전 협상에 정통한 2명의 미국 관리는 양측이 협상에 가까워지고 있지만 아직 완료되진 않았다고 악시오스에 말했다. 이스라엘의 또 다른 관리도 “방향은 긍정적”이지만 몇 가지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25일에는 미 국방부의 중동정책 고위 관리인 댄 샤피로(전 이스라엘 주재 미국대사)가 이스라엘을 방문해 카츠 국방장관 등 이스라엘 고위 관리들을 만난다.
김남중 선임기자 n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