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탱크’ 최경주(54·SK텔레콤)의 SK텔레콤 오픈 우승 때 연장 1차전에서 했던 이른바 ‘섬샷’이 2024시즌 KPGA투어 최고의 명장면 ‘톱5’에 선정됐다.
KPGA가 25일 최경주의 우승 등 올 시즌 투어에서 가장 짜릿하고 특별했던 감동의 장면들을 선정, 발표했다.
최경주의 우승은 투어 최고령 우승 신기록이었다. 당시 대회에서 최경주는 박상현(41·동아제약)과 연장 2번째 승부 끝에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특히 연장 1번째 홀의 승부가 압권이었다. 최경주의 2번째 샷은 그린 앞쪽 페널티 구역으로 향했다. 물에 빠질 것 같았던 공은 워터 해저드 내 섬 위 러프에 있었고 최경주는 3번째 샷을 그린 위로 올려 파 세이브에 성공했다.
박상현도 파를 잡으면서 승부는 2차 연장으로 이어졌다. 같은 18번홀에서 진행된 경기에서 박상현의 파 퍼트가 빗나간 반면 최경주는 1m 거리의 파 퍼트를 넣어 우승을 확정했다.
더욱이 이날은 최경주의 54번째 생일이었다. 최경주는 ‘SK텔레콤 오픈’ 우승으로 2005년 ‘KT&G 매경오픈’에서 50세 4개월 25일의 나이로 우승한 최상호(69)의 역대 최고령 우승 기록을 54세로 경신했다.
최경주는 우승 후 “일명 ‘섬 샷’은 평생 잊지 못할 것”이라며 “아무리 생각해도 그 위치에 공이 떨어진 것이 믿기지가 않는다”고 이야기했다.
두 번째 명장면은 허인회(37·금강주택)의 ‘비즈플레이-원더클럽 오픈 with 클럽72’ 5타차 역전승 원동력이 된 연장 1차전 두 번째 드라이버샷이었다.
당시 허인회는 선두 장유빈(22·신한금융그룹)에 5타 뒤진 공동 9위로 최종일 경기를 시작했다. 하지만 최종 라운드에서 6타를 줄여 장유빈과 동타를 이뤄 연장 승부를 펼쳤다.
18번홀(파5)에서 진행된 연장 1번째 홀. 허인회는 2번째 샷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드라이버를 꺼내 드는 과감한 결단을 내렸고 공을 그린 주변까지 보낸 뒤 버디를 잡아 승부를 연장 2차전까지 끌고 가는데 성공했다. 연장 2차전에서 버디를 잡은 허인회는 파에 그친 장유빈을 꺾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허인회는 우승 확정 뒤 “연장전에서 잡은 드라이버는 보통 드라이버보다 헤드가 작은 ‘미니 드라이버’”라고 소개하며 “우승을 했으니까 하는 이야기인데 공격적으로 가려고 했다. 물론 실수를 하면 타수를 잃을 수 있다는 위험도 있었지만 한 번 시도해봤다”고 말했다.
세 번째 감동샷은 강경남의 홀인원과 앨버트로스 기록이다. ‘투어 21년차’ 강경남(41·대선주조)은 ‘KPGA 군산CC 오픈’ 3라운드에서 본인의 KPGA 투어 통산 1번째 앨버트로스를 기록했다. 당시 강경남은 2번홀(파5. 574야드)에서 핀까지 271.87야드를 남기고 3번 우드로 한 2번째 샷이 그대로 홀로 들어가면서 앨버트로스를 만들어냈다.
강경남은 그에 앞서 열린 ‘비즈플레이-원더클럽 오픈 with 클럽72’ 최종라운드에서는 홀인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KPGA투어서 2개 대회에서 연거푸 홀인원과 앨버트로스를 기록한 것은 강경남이 처음이다.
네 번째 명장면은 이정환(33·우리금융그룹)과 임예택(26)이 동반 플레이를 하면서 같은 홀에서 잡은 샷이글, 유송규의 한 라운드 이글 3개다.
이정환과 임예택은 우리금융 챔피언십 3라운드 6번 홀(파4·405야드)에서 나란히 샷이글을 잡는 진기록을 연출했다. 이정환이 먼저 123.16야드를 남기고 친 두 번째샷이 그대로 홀 속으로 사라졌다. 뒤이어 임예택이 108.09야드 지점에서 날린 두 번째샷도 거짓말처럼 홀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한 조에서 같은 홀 샷 이글도 KPGA투어 역대 최초다.
유송규는 변형 스테이블포드 방식으로 치러진 KPGA 클래식 마지막날 3방의 이글을 잡는 기염을 토했다.
마지막으로 옥태훈(26·금강주택)의 9홀 27타도 최고의 명장면에 선정됐다. 옥태훈은 골프존-도레이 오픈 마지막 라운드 전반 9홀에서 보기 없이 버디 5개와 이글 2개를 잡아내며 9언더파 27타를 쳤다. 종전 기록인 28타를 1타 경신한 KPGA투어 9홀 최저타 신기록이었다.
옥태훈은 올 시즌 ‘KPGA 군산CC 오픈’ 1라운드 17번홀과 ‘백송홀딩스-아시아드CC 부산오픈’ 최종라운드 13번홀에서 홀인원을 했다. 이번 시즌에만 2개의 홀인원을 추가한 옥태훈은 KPGA 투어에서만 총 5개의 홀인원을 만들어내 역대 KPGA투어 최다 홀인원 기록자로 이름을 올렸다.
정대균 골프선임기자 golf56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