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제주선 혈압약 처방받으러 시내 안 가요”

입력 2024-11-25 11:28
지난 9월 서귀포시 안덕면 서광리의 한 주민이 서광서보건진료소에서 화상을 통해 의사와 상담을 나누고 있다. 제주도 제공

내년부터 제주도 읍면지역 모든 보건진료소에서 원격의료 협진이 이뤄진다.

제주도는 지난 9월 일부 지역에 시범 도입한 ‘의료취약지역 원격협진사업’을 오는 1월부터 도내 모든 보건진료소 48곳으로 확대 시행한다고 25일 밝혔다.

이에 따라 해당 지역에 거주하는 고혈압·당뇨·고지혈증 등 만성질환자들은 시내까지 가지 않고, 가까운 동네 보건진료소에서 필요한 의료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게 된다.

단 원격 협진을 받기 위해서는 제주도와 원격협진 협약을 맺은 의료기관을 방문해 초진을 받고, 원격협진 대상자로 지정해 줄 것을 의사에 요청해야 한다.

원격협진사업에 참여하는 의료기관은 현재 서귀포시 안덕면과 대정읍 내 민간 병의원 2곳이다.

내년부터는 제주대학교병원·서귀포의료원·제주의료원·제주권역재활병원·탑동365일의원·안덕의원·대정연합의원·동남의원·새김녕의원·애월정의원까지 모두 11곳으로 확대된다.

원격 진료를 통해 제공되는 서비스는 의사 진료와 처방, 복약 지도, 건강 상담 등이다. 화상 상담 시에는 간호사인 보건진료소장이 배석한다.

원격협진사업은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해 만성질환자들에게 전문적인 의료서비스와 건강관리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제주도는 인구 노령화와 의료대란에 대응하고, 지역·계층 간 의료서비스의 형평성을 강화하기 위해 동네 병의원과 보건소를 중심으로 한 지역사회 1차 의료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올해 초 원격협진사업을 위한 디지털 인프라를 구축했고, 지난 6월부터 도내 보건기관을 대상으로 간담회와 시스템 교육을 실시했다.

내년 7월부터는 전국에서 처음으로 포괄적 건강관리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제주형 건강주치의 사업도 도입할 예정이다.

제주도 관계자는 “거동이 불편한 사람은 물론 일반 도민들도 만성질환을 앓고 있다면 동네에서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된다”며 “일상생활에서 건강상담과 예방적 조치가 이뤄질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춤으로써 불필요한 이동을 줄이고 생활 편의를 더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