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 불법체류 중이던 베트남 국적 30대 남성이 음주 운전 사고를 낸 뒤 바다로 뛰어들어 도주했으나, 결국 경찰에 붙잡혀 국외로 추방됐다.
25일 부산 중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6일 오전 1시 5분쯤 중구 용두산공원 입구 초소 인근에서 베트남인 A(30대)가 몰던 차량이 철제 차단봉을 들이받았다.
사고 당시 한국어가 서툰 A씨는 다른 베트남인 동료를 통해 견인차를 불렀으나, 견인차 기사가 A씨의 음주 운전을 의심해 오전 3시쯤 경찰에 신고했다.
출동한 경찰이 음주 감지기로 측정한 결과 술을 마신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경찰이 혈중알코올농도를 확인하려 하자 A씨는 다른 사람의 운전면허증을 제출한 뒤 도주했다.
A씨는 사고 현장에서 중구 롯데백화점 광복점 주변까지 달아난 뒤 바다에 뛰어들어 약 200m를 헤엄쳐 영도구로 도망갔다. 이후 택시를 타고 사하구에 있는 자기 집으로 달아났다.
경찰은 휴대전화 위치 추적 등을 통해 같은 날 낮 12시 20분쯤 A씨를 체포했다. A씨의 차량에서 불법체류를 추정할 수 있는 자료를 확보한 경찰은 그를 부산 출입국·외국인청에 인계했다. 부산 출입국·외국인청은 A씨를 국외로 추방했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음주 운전으로 처벌받는 것보다 불법체류 사실이 드러나 추방되는 것을 더 두려워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부산=윤일선 기자 news82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