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정부, ‘사도광산 별도 추도식’ 조선인 기숙사터서 개최

입력 2024-11-25 09:16 수정 2024-11-25 10:23
25일 일본 니가타현 사도광산 조선인 기숙사 터에서 한국 유족들이 참석한 가운데 사도광산 강제동원 한국인 희생자 추도식이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일본이 주최한 ‘사도광산 추도식’에 불참한 한국 정부가 일본 니가타현 사도섬에서 별도 추도 행사를 열었다.

한국 정부는 25일 오전 일본 니가타현 사도섬 사도광산 인근 조선인 기숙사였던 ‘제4상애료’ 터에서 조선인 노동자를 추도하는 행사를 개최했다.

이날 추도식은 한국 유족 9명과 박철희 주일 한국대사가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행사는 강제 노역한 조선인을 추모하는 추도사 낭독, 묵념, 헌화 등으로 구성됐다.

25일 일본 니가타현 사도광산 조선인 기숙사 터에서 열린 사도광산 강제동원 한국인 희생자 추도식에서 박철희 주일 한국대사가 추도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25일 일본 니가타현 사도광산 조선인 기숙사 터에서 열린 사도광산 강제동원 한국인 희생자 추도식에서 한국 유족들이 헌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당초 우리 정부 관계자와 유족은 지난 24일 일본 주최로 사도섬 아이카와개발종합센터에서 열린 ‘사도광산 추도식’에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행사 전날 추도식 불참을 통보했다.

추도식 협의 과정에서 명칭 등으로 한·일 양국이 불협화음을 보여오던 중 일본 측 중앙정부 대표자로 참배 이력이 있는 이쿠이나 아키코 외무성 정무관(차관급)이 참석자로 발표되자 조선인 노동자 애도라는 행사 취지에 부합하지 못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 이쿠이나 정무관은 일본 인사만 참석한 가운데 열린 추도식에서 조선인 노동자들에 대해 언급하면서 ‘강제동원’ 등 강제성과 관련된 표현은 전혀 사용하지 않았다.

사도광산은 에도시대(1603~1867)에 금광으로 유명했던 곳으로 태평양전쟁이 본격화한 후에는 구리 등 전쟁 물자를 확보하는 광산으로 주로 이용됐다. 이 무렵 1500여명으로 추산되는 조선인들이 일제에 강제 동원돼 혹독한 환경 속에서 일했다.

성윤수 기자 tigri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