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실세’ 트럼프 2기 인선 막후 권력은 장남 트럼프 주니어

입력 2024-11-25 08:28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2기 내각 인선을 마무리한 가운데 장남 트럼프 주니어가 조각에 막강한 영향력을 휘둘렀다는 보도가 나왔다. 트럼프 주니어가 충성파와 경험이 검증되지 않은 아웃사이더 위주로 장관 지명자를 추천하면서 일부 후보의 상원 인준 문제가 더 커질 수 있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로이터 통신은 24일(현지시간) “트럼프 주니어가 미국 현대사에서 가장 논란이 많은 내각을 구성하는 과정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가족 구성원으로 부상했다”며 “경험이 없는 충성파가 행정부 고위직 후보로 결정됐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주니어는 대선 직후 대통령보다 더 잘 안다고 생각하는 인사들은 내각에서 배제하겠다고 공언했는데, 자신의 말처럼 내각 인선 과정에서 막후 실세 역할을 한 것이다.

트럼프 주니어는 트럼프가 J D 밴스 부통령 당선인을 발탁하도록 적극적으로 추천했다. 그는 팸 본디 법무장관 지명자가 2016년 공화당 경선에서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를 지지했다는 일부의 지적에 대해서도 “그(본디)는 (트럼프의) 가장 초기 지지자 중 한 명”이라고 엄호하기도 했다.

트럼프 주니어가 충성심 위주로 천거한 인사 중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보건복지장관 지명자와 털시 개버드 국가정보국(DNI) 국장 지명자는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케네디 주니어는 백신 음모론 등을 퍼뜨린 전력 탓에 보건 정책을 총괄할 자격이 없다는 비판을 받는다. 개버드 지명자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옹호하는 발언을 해 논란을 일으켰다. CNN은 한 공화당 인사를 인용해 “가장 문제가 되는 후보를 꼽으라면 개버드가 1위”라고 전하기도 했다.

다만 트럼프 주니어의 천거가 모두 성공한 것은 아니다. 그는 국무장관 후보로 리처드 그레넬 전 독일 주재 미국대사를 추천했지만, 트럼프는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을 지명했다.

트럼프 주니어는 대선 이후 벤처 캐피털 펀드사인 ‘1789캐피털’에 합류할 예정이지만, 정치 관련 팟캐스트는 계속 이어갈 예정이다. 또 백악관에서 트럼프에게 조언을 제공하기도 할 계획이다. 트럼프 주니어는 정부효율부 수장으로 지명된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에게 최근 진보 성향 케이블 뉴스인 MSNBC를 사라는 농담을 건네는 등 대선 이후에도 진보 진영에 대한 공격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로이터통신은 인수팀 관계자를 인용, “트럼프가 절제된 선거 캠페인을 운영하는 데 도움을 준 수지 와일스 같은 참모들 덕분엔 과거만큼 가족의 조언을 필요하지 않을 것 같다”고 전하기도 했다.

한편, 트럼프의 정권 인수 과정에 대한 여론조사에서 60%에 가까운 응답자가 정권 인수 방식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 CBS 방송이 여론조사 기관 유고브와 함께 미국 성인 2232명을 대상으로 지난 19∼22일 진행해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오차범위 ±2.3%포인트)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59%가 트럼프의 정권 인수 방식을 지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트럼프가 인선한 내각 주요 후보자에 대해서는 평가가 엇갈렸다. 루비오 국무장관 지명자에 대해선 ‘좋은 선택’이라는 응답이 44%, ‘나쁜 선택’ 25%, ‘충분한 정보가 없다’ 31%로 나타났다. 케네디 주니어 보건복지장관 지명자에 대해서도 ‘좋은 선택’ 47%, ‘나쁜 선택’ 34%, ‘충분한 정보가 없다’ 19% 등으로 찬성 여론이 비교적 높았다.

반면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지명자의 경우 ‘좋은 선택’ 33%, ‘나쁜 선택’ 28%, ‘충분한 정보가 없다’ 39%였고, 개버드 DNI 국장 내정자에 대해서도 ‘좋은 선택’ 36%, ‘나쁜 선택’ 27%, ‘충분한 정보가 없다’ 36% 등으로 긍정 평가가 상대적으로 낮았다.

워싱턴=임성수 특파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