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을 내 비트코인을 사들인 것으로 유명해진 미국의 소프트웨어·클라우드 기업 마이크로스트래티지가 최근 비트코인 급등으로 하루 5억 달러(약 7000억원)를 벌고 있다.
마이클 세일러 마이크로스트래티지 회장은 지난 23일(현지시간) 미국 CNBC 인터뷰에서 “지난 2주간 회사가 보유한 비트코인 평가액이 54억 달러 증가해 하루에 5억 달러씩 벌고 있다”며 “미국에서 가장 빨리 성장하는, 가장 수익성 높은 기업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세일러 회장은 2020년부터 위험 분산을 위해 비트코인을 매입했다. 2020년 8월에 회사가 비축한 현금 2억5000만 달러로 비트코인 2만1000개를 사들였다. 이후 회사 자금뿐만 아니라 대출을 받아 비트코인을 매입했다. 추가 매수를 위해 전환사채를 발행하거나 비트코인 보유액을 담보로 대출을 받기도 했다.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확정 후에도 비트코인을 5만개 추가로 사들이면서 총 33만1200개의 비트코인을 보유하게 됐다. 평가액은 300억 달러로 늘어나고 마이크로스트래티지 주가도 급등했다. 지난해 말 63달러였던 주가는 지난 22일 421달러까지 치솟았다.
세일러 회장도 처음부터 비트코인 신봉자였던 것은 아니다. 그는 2013년 “비트코인은 일시적 유행에 불과한 온라인 도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2020년 “가치 저장 수단으로 금을 대체할 것”이라고 입장을 바꾼 뒤 적극적 매수에 나섰다. 세일러 회장은 올 10월 자사의 목표를 “1조 달러 규모로 성장해 선도적인 비트코인 은행이 되는 것”이라고 했다.
권민지 기자 10000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