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K리그2 서울 이랜드가 창단 첫 1부리그 승격 꿈에 한발 다가섰다. 플레이오프에서 만난 전남 드래곤즈를 상대로 극적인 무승부를 거두며 승강 플레이오프 티켓을 손에 넣었다. 이제 다음 상대는 K리그1 ‘전통 명가’ 전북 현대다.
이랜드는 24일 서울 목동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4 K리그2 전남과 플레이오프 맞대결에서 2대 2로 비겼다. 정규리그 순위가 더 높은 이랜드가 무승부만 거둬도 플레이오프 승자가 될 수 있었던 상황에서 전남의 끈질긴 추격을 뿌리치고 승강 플레이오프에 올랐다.
올해 정규리그에서 구단 역대 최고 순위인 3위를 차지한 데 이어 창단 첫 승강 플레이오프까지 진출하는 쾌거를 이뤘다. 2014년 창단한 이랜드는 2015년 K리그 챌린지(현재 K리그2)를 통해 프로 무대에 첫선을 보인 뒤 쭉 2부 리그에만 머물렀다. 10시즌 만에 1부 리그 진출 기회를 잡은 셈이다.
경기 막판까지는 패색이 짙었다. 전반전 볼 점유율 33-67%로 끌려간 이랜드는 유효슈팅도 0개에 그쳤다. 주도권을 전남에 내준 뒤 후반전엔 내리 실점했다. 후반 3분 골키퍼 문정인의 실책으로 플라카가 먼저 골문을 열었고, 후반 30분 윤재석까지 추가 골을 넣으며 위기에 몰렸다.
그러나 정규시간 종료 13분을 남겨두고 반전이 시작됐다. 김도균 이랜드 감독의 교체 카드가 모두 적중했다. 후반전 시작과 동시에 투입된 김신진과 후반 11분 교체로 들어간 백지웅이 연달아 득점포를 가동하며 기울었던 승부를 뒤집었다.
후반 32분 골문 정면에 있던 김신진은 백지웅의 슈팅이 골대에 맞고 나오자 기회를 놓치지 않고 쇄도해 만회 골을 올렸다. 지난여름 FC 서울에서 임대로 와 이랜드 유니폼을 입은 김신진의 2부리그 2호 골이었다.
3분 뒤 곧바로 추가 골까지 터졌다. 코너킥 상황에서 브루노 실바의 헤더를 머리로 받은 백지웅이 다시 한번 전남의 골망을 흔들었다. 2004년생으로 올여름 이랜드에 입단한 백지웅의 프로 데뷔골이었다. 약 5분 만에 2골을 따라잡은 이랜드는 2대 2 동점을 끝까지 지키며 경기를 마쳤다.
경기 후 김도균 이랜드 감독은 “2점을 실점했을 땐 실망감이 컸는데, 빨리 따라가면서 동점을 만들었다고 생각한다”며 “원래 계획대로 가진 않았지만 축구라는 게 항상 변수가 있다. 후반전에 변화를 준 것에 대해 만족하고 있고, 교체로 들어간 김신진 백지웅 이인재 선수가 자기 역할을 잘해준 경기였다”고 평가했다.
이제 더 높은 상대를 바라본다. 이날 키 플레이어로 활약한 김신진은 “사실 전북이 저희보다 능력적으로는 높지만 전북은 지켜야 하는 입장이고 저희는 도전하는 입장”이라며 “기죽는 것 없이 ‘쌈닭’ 느낌으로 전북을 괴롭히겠다”고 말했다.
이랜드와 전북의 승강 플레이오프는 내달 1일(목동운동장)과 8일(전주월드컵경기장) 홈 앤드 어웨이로 펼쳐진다.
이누리 기자 nur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