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윤석열 대통령에게 직접 먼저 “취임 전 만나자”는 뜻을 3~4차례 전했다고 대통령실이 밝혔다. 대통령실은 트럼프 당선인 측과 긴밀한 소통이 이어지고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신원식 국가안보실장은 24일 연합뉴스TV에 출연해 “윤 대통령과 트럼프 당선인이 지난 7일 통화할 때 바로 옆에서 배석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신 실장은 “취임 전 얼른 만나자는 말씀을 트럼프 당선인이 먼저 3∼4차례 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트럼프 당선인의 당선이 확정된 직후인 지난 7일 오전 12분간 전화통화를 했었다. 일본 등 다른 주요국 정상들에 비해 빨리 이뤄진 전화통화였다. 당시 트럼프 당선인은 한국의 선박 건조 능력을 말하며 협력을 요청했고, 윤 대통령과의 빠른 회동을 희망한다는 의사도 전했다.
이에 윤 대통령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등 남미 순방을 마무리한 뒤 미국을 들러 트럼프 당선인과 만날 수 있다는 관측도 커졌다. 하지만 순방 기간을 전후한 회동이 실제 이뤄지지는 않았다. 신 실장은 “그 뒤로(전화통화 이후) 트럼프 당선인 측에서 인선 문제, 국내 문제, 취임 전 준비, 또 여러 나라가 사전에 만나길 원하는 점 등을 고려해 ‘취임 전에는 외국 정상을 만나지 않겠다’는 원칙을 세운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당선인 측으로서는 새로운 행정부 인선 등 국내 정치 현안 해결이 시급했으며, 이 때문에 윤 대통령과의 회동 시점이 조금 미뤄졌다는 취지다. 윤 대통령과 트럼프 당선인의 회동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는 상태라는 것이 정부의 설명이다. 신 실장은 “어쨌든 트럼프 당선인 측과 긴밀히 소통하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 실장은 북한의 정찰위성 발사 가능성에 대해 “아직 임박 징후는 없지만 준비 막바지 단계”라며 “연말 이전 발사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신 실장은 국가정보원이 이미 언급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방러 가능성과 관련해서는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본다”며 힘을 실었다. 신 실장은 “6월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방북에 대한 답방 형식이 될 수 있고, 푸틴이 북한의 파병에 감사하기 위한 예우 차원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 실장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 가능성에 대해서는 “내년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방한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APEC 의장국이 내년에는 한국, 2026년에는 중국으로 결정돼 있다는 점 역시 양국의 소통 필요성과 시 주석의 방한 가능성을 높인다는 설명이다. 윤 대통령과 시 주석은 최근 페루에서 한·중 정상회담을 갖고 방한과 방중을 각각 제안했으며 서로 ‘초청에 감사하다’는 의사를 밝혔다. 대통령실은 한·중 정상회담 이후 “한·중 관계를 항상 신경쓰고 있다”는 메시지를 내놓았었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