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국대가 e스포츠 대학리그에서 FC 온라인 정상에 올랐다.
단국대는 24일 부산 진구 e스포츠 경기장에서 열린 e스포츠 대학리그 전국 결선 FC 온라인 결승전에서 경동대를 2대 0(3-3, 4-1, 2-0)으로 꺾었다. 전력 열세를 뒤엎고 2승1무를 거두면서 대학리그 우승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애초 슈퍼챔피언스 티어 2인이 포진한 ‘우승후보 1순위’ 경동대의 우위가 점쳐졌다. 하지만 오프라인 경기의 부담감 때문인지 경동대 선수들은 부진했다. 반면 슈퍼챔피언스, 슈퍼챌린저와 챌린저 3부 티어가 모인 단국대가 무대 체질을 실컷 뽐내면서 예상 밖 결과가 나왔다.
첫 라운드부터 흐름이 심상치 않았다. 챌린저 3부 김유찬이 슈퍼챔피언스 티어의 김영중 상대로 분전해 3대 3 동점을 만들었다. 티어 차이가 가장 컸던 만큼 당연히 1승을 쌓을 것으로 예상했던 경동대로서는 첫 단추부터 제대로 끼우지 못한 셈이다.
결국 3라운드에서 이변이 발생했다. 슈퍼챌린저 티어의 정창윤이 선제골을 넣으면서 슈퍼챔피언스 공준하의 마음을 급하게 만들었다. 그는 조바심이 난 듯한 공준하 상대로 끝까지 침착함을 유지하다가 역습에 성공, 2대 0으로 달아났다.
단국대는 EK 리그 선수이자 맏형인 정인호가 적극적으로 팀을 꾸리고 진두지휘했다. 이날 우승은 그가 다섯살 터울의 동생들을 다독이고 가르친 덕에 거둔 성과다. 경기 후 기자실을 찾은 정인호는 “동생들이 성장해 나가는 게 보여서 내심 뿌듯하기도 했다. 오늘은 동생들 덕에 우승까지 해 더 기쁘다”고 밝혔다.
정인호는 “상대와의 실력 차이를 신경쓰지 않았다. 결승 무대인 만큼 상대도 부담감이 클 거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정유찬은 “옆에서 인호 형이 ‘급하게 하지 마라’ ‘잘하고 있다’ ‘천천히 가라’ 응원을 해줬다. 상대도, 나도 떨리는 와중이었기에 인호 형의 코칭은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정창윤은 “처음 대학리그에 참여할 때는 우승은 물론 부산에서 열리는 전국 결선에 오를 거라고도 예상하지 못했다. 어렵게 올라왔지만 생각하지도 못했던 우승까지 해내 기쁘다”고 밝혔다. 김유찬도 “우승은 둘째치고 좋은 추억이 될까 싶었다. 추억과 우승, 새로운 인연까지 만들어 기쁘다”고 말했다.
정창윤과 김유찬은 각각 에너지공학과와 사회복지학과에 재학 중이다. 정창윤의 꿈은 게임사 취업, 김유찬의 장래희망은 경찰이다. 4학년 2학기를 보내며 전자전기공학과 졸업을 앞둔 정인호의 꿈은 프로게이머다. 두 동생은 “나중에 인호 형이 대회에 출전하면 현장에서 응원하겠다”며 맏형을 응원했다.
한편 3·4위 결정전에서는 신구대가 강릉원주대를 꺾어 3위를 차지했다.
부산=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