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기술이 발달하며 음란물(포르노)에 중독되는 미국 목회자가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신앙 공동체 속 도덕적 본보기가 돼야 하는 목회자의 특성상 이와 같은 중독 문제를 털어놓을 곳이 없어 어려움을 겪는 이들이 많다고 보고됐다.
기독교 여론조사기관인 바나그룹은 최근 퓨어디자이어미니스트리와 미국교회의 음란물(포르노) 이용에 관한 보고서를 발간했다. 바나그룹이 지난해 9월부터 10월까지 미국 개신교 담임목회자 467명을 조사해 24일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미 목회자 3명 중 2명(67%)이 과거 음란물 중독을 경험했거나 현재도 경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체 응답자 중 18%가 ‘현재도 음란물 중독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응답했다.
이는 2015년 동일조사와 비교해 높아진 수치다. ‘음란물 중독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은 적이 있다’는 응답은 49%로 2015년 동일조사 결과(43%)에 비해 6%p 증가했으며 ‘음란물로 인해 현재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18%)는 응답은 2015년 14%보다 4%p 올랐다.
주목할 점은 젊은 목회자일수록 음란물을 접해봤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45세 미만 미 목회자 5명 중 4명(83%)이 음란물 중독을 경험했다고 보고한 한편, 45세 이상 목회자는 5명 중 3명(62%)만이 음란물을 봤다고 응답했다.
바나그룹 관계자는 “목회자 뿐만 아니라 교회 성도 등 교회 공동체 내에서도 높은 수치의 음란물 소비가 보고됐다”면서 “개신교 남성의 75%와 개신교 여성의 40%를 포함한 기독교인 54%가 포르노를 소비한다고 응답했으며, 설문에 참여한 기독교인 중 58%는 교회가 ‘음란물 중독 관련 상담 및 치유 프로그램’(48%) ‘도덕적 가치를 강조하는 건전한 토론 촉구’(41%) 등 해결책을 제시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그는 그러면서 “음란물 시청 및 중독은 동료 목회자나 선대 목회자와 대화할 때에도 거의 언급되지 않는 주제이기에 많은 목회자들이 고민하는 문제임에도 언급률과 문제의식이 낮은 편”이라면서 “교회 내에서 다루기 민감한 주제라는 인식이 있지만 교회 리더십이 열린 마음으로, 비난보다는 공감과 이해를 바탕으로 문제를 다룰 때 목회자뿐만 아니라 성도들에게도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승현 기자 cho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