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정적’ 보시라이 아들 대만 사위 됐다

입력 2024-11-24 16:41
23일 대만 신주시의 한 호텔에서 결혼식을 한 보시라이 전 충칭시 당서기의 아들 보과과(오른쪽)와 아내 쉬후이. 징저우칸 캡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함께 유력한 국가주석 후보로 거론됐던 보시라이 전 충칭시 당서기의 아들이 23일 대만여성과 결혼식을 올렸다. 대만은 지난 5월 라이칭더 총통 취임 이후 독립 문제를 놓고 중국과 갈등이 커지고 있다.

대만 언론 징저우칸 등의 보도에 따르면 보시라이의 아들 보과과(36)는 이날 신주시의 한 호텔에서 대만 이란현 뤄둥보아이병원 설립자의 손녀 쉬후이위와 결혼식을 하고 피로연을 가졌다. 대만 언론은 결혼식이 비공개로 진행되자 드론을 띄우고 나무 위에 올라 망원카메라를 동원하는 등 열띤 취재경쟁을 벌였다. 대만 경찰은 삼엄한 경비를 펼쳤다.

대만의 중국 본토 담당 기구인 대륙위원회는 지난 21일 정례 브리핑에서 “보시라이 아들 보과과가 중국 본토인으로서 대만인과 결혼한 뒤 규정에 따라 입국을 신청했다”면서 “가족 간 재회는 인간관계에서 일반적인 관행이므로 신청은 정상적인 방식으로 처리됐다”고 밝혔다. 보과과 부부가 해외에서 먼저 결혼한 뒤 예식을 올리기 위해 아내의 고향인 대만을 방문했다는 의미다.

보시라이는 중국 8대 혁명원로인 보이보 전 부총리의 아들로 다롄시장과 랴오닝성 성장, 상무부장 등 요직을 거쳤다. 외모와 언변이 탁월한 데다 충칭시 당서기로 재직할 때 범죄 척결과 공산주의 정신의 부흥을 외치면서 대중적 인기까지 얻어 차세대 지도자로 부상했다. 하지만 재혼한 아내 구카이라이의 살인범죄를 무마하려 한 혐의 등으로 2012년 실각한 뒤 이듬해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중국 항일전쟁의 영웅인 구징성 장군의 딸이자 변호사로 활약했던 구카이라이는 영국인 사업가를 살해한 혐의로 2012년 사형유예를 선고받고 수감 중이다.
보시라이 전 충칭시 당서기(가운데)와 아내 구카이라이, 아들 보과과. 엑스 캡처

보시라이에겐 전처와 낳은 아들도 한 명 있지만, 구카이라이와 낳은 자식은 보과과 하나뿐이다. 보과과는 1998년 영국으로 유학을 떠나 옥스퍼드대를 거쳐 미국 하버드대 케네디스쿨과 컬럼비아대 로스쿨을 졸업한 뒤 캐나다에 정착했다. 아내 쉬후이위는 영국 런던대학을 졸업하고 미국 컬럼비아대에서 석사 학위를 받은 뒤 교육관련 기업에서 컨설턴트로 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송세영 특파원 sysoh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