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기침, 화해 분위기로 ‘결자해지’ 하나

입력 2024-11-24 16:10 수정 2024-11-26 11:49
이종성(왼쪽) 이욥 목사가 지난 19일 대전은포교회 사무실에서 화해하기로 합의한 뒤 손을 잡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종성 목사 제공

지도부 공백 사태로 사상 초유의 일을 겪은 기독교한국침례회(기침)에 극적인 화해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결자해지’로 매듭지을 모양새다. 소송전 장기화에 대한 우려가 있었던 기침 총회는 안정화 국면에 들어설 것으로 보인다.

기침은 지난해 제113차 정기총회 직후 총회장 후보(이욥 이종성 목사) 사이에 소송이 시작된 지 1년에 걸쳐 지루한 소송전을 이어오고 있다. 지난 1월과 5월 재판부에 의해 현직 총회장과 부총회장이 직무집행 정지 가처분 판결을 받은 기침은 지난 9월 제114차 정기총회에서도 총회장 선출이 무산, 김일엽 총무의 총회장·1부총회장 직무대행 체제로 이어오고 있다.

24일 국민일보가 단독으로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그동안 기침 총회와 이종성 목사를 상대로 ‘총회장선거 무효확인’ ‘직무집행 정지 가처분’ 등의 건으로 소송한 원고 이욥 대전은포교회 목사가 최근 3건의 소송을 취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이종성 목사는 113차 총회장 지위를 복권해 25일 대전 유성구 한국침례신학대에서 열리는 제114차 임시총회 의장으로 113차 총회를 마무리 지을 예정이다. 절차적 하자로 제1부총회장 직무 정지를 받은 홍석훈 대전 신탄진침례교회 목사도 부총회장 자격을 복권해 임시총회에 참석한다.

기독교한국침례회총회 홈페이지 캡처

이종성 목사는 이날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지난 19일 이욥 목사와 직접 만나 화해하기로 합의했다”며 “저희 둘 다 교단 앞에서 잘못한 것을 사죄하고 책임을 통감했다. 교단의 건강한 성장을 위해 기도하고 힘쓰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둘이 손잡았다는 게 (이욥 목사의 총회장 선거를 앞두고) 투표 독려를 해준다는 뜻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으면서 조건을 염두에 둔 합의가 아님을 재차 강조했다. 소송건 취하가 최종 성사된 지난 21일 오후 이종성 목사는 113차 총회 임원회를 주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종성(왼쪽) 이욥 목사가 지난 19일 대전은포교회 사무실에서 화해하기로 합의한 뒤 손을 잡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종성 목사 제공

이욥 목사는 지난 22일 기침 목회자들에게 보낸 문자를 통해 “소송들을 통하여 교단에 어려움을 주고 목사님들 마음을 불편하게 해 드린 것에 대하여 책임을 통감하며 회개하고 있습니다”며 “교단을 혼란케 한 것에 대해 머리 숙여 사죄합니다. 그동안 진행해 오던 법적인 문제들을 모두 취하하겠습니다. 합의가 필요한 두 가지 소송도 합의하여 취하하도록 하겠습니다. 교단의 정상화를 위해 헌신하겠습니다. 목사님들의 기대에 부응하도록 섬기며 나아가겠습니다”라고 밝혔다.

세 번째로 총회장 도전에 나서는 이욥 목사는 25일 임시총회에서 조성완 오산 세미래침례교회 목사와 2파전으로 총회장 선거에 나설 예정이다. 부총회장 선거 없이 총회장 선거와 안건 처리 등으로 임시총회가 열릴 예정이다.

앞서 법원은 소송 당사자간 화해를 권고한 강제조정 결정을 내렸다. 서울고등법원(판사 정승원)은 지난달 말 ‘총회장선거 무효확인’에 대한 결정문에서 “원고(이욥 목사)와 피고(기침 총회)는 2023년 9월 19일자 총회장 선거가 그 효력을 상실했음을 상호 확인하고 쌍방은 더 이상 총회장 선거에 이의를 제기하지 아니한다”며 “원고와 피고 조정 참가인(이종성 목사)은 서로 화해하고 향후 피고 교단과 개교회 및 신도들의 이상 실현을 위해 헌신하라”고 판시한 바 있다.

김아영 기자 sing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