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그룹 ‘카라’ 멤버 구하라가 세상을 떠난 지 5년이 흘렀다.
구하라는 2019년 11월 24일 서울 청담동 자택에서 28세를 일기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유족 진술과 현장 감식 등을 토대로 타살 혐의점이 없다고 결론 내렸다. 갑작스러운 비보에 당시 카라 멤버들을 비롯한 연예계 동료들과 팬들은 큰 충격 속에서 고인을 애도했다. 5주기인 이날에도 고인의 인스타그램 계정에는 팬들의 추모 댓글이 달리고 있다.
구하라는 2008년 카라 멤버로 합류해 ‘프리티 걸’ ‘허니’ ‘미스터’ ‘맘마미아’ ‘루팡’ 등 다수의 히트 곡에 참여했다. 2013년에는 K팝 여가수 최초로 일본 도쿄돔에 입성하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 특히 구하라는 일본 톱가수 아무로 나미에 닮은 꼴로 해외 팬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그러나 세상을 떠나기 1년 전 옛 남자친구인 헤어디자이너 최종범씨와 법적공방을 벌이며 심적 고통을 겪었다. 최씨는 구하라를 폭행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져 2020년 10월 대법원에서 징역 1년을 확정받았다. 이 과정에서 최씨가 구하라를 상대로 불법 촬영물을 유포하겠다고 협박한 사실 등 사생활과 관련한 내용이 공개되기도 했다.
고인이 사망한 뒤 유산을 두고 한 차례 논란이 일기도 했다. 고인을 양육하지 않았던 친모가 나타나 유산의 상당 부분을 요구한 사실이 알려진 것이다. 이에 고인의 친오빠 구호인씨는 2020년 친모를 상대로 상속재산분할 심판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아울러 올해 8월에는 일명 ‘구하라법(민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피상속인에게 부양 의무를 다하지 않았거나 학대 등 범죄를 저지른 경우와 같이 상속을 받을 만한 자격이 없는 법정 상속인의 상속권을 제한하는 내용이 골자다. 2026년 1월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고인의 자택에서 발생했던 ‘금고 도난 사건’은 여전한 미제로 남아있다. 앞서 고인의 49재가 치러진 뒤인 2020년 1월 11일 의문의 남성이 고인의 자택에 침입해 31㎏짜리 금고를 훔쳐 가는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고가품은 하나도 건드리지 않고 옷방에 있던 금고만 가지고 달아나 많은 의혹을 남겼다. 올해 6월 SBS ‘그것이 알고싶다’ 제작진이 CCTV 영상을 토대로 용의자 몽타주를 완성해 공개했으나, 아직 범인을 검거하지 못한 상태다.
고인이 떠난 지 벌써 5년이 지났지만 멤버들과 팬들은 여전히 그를 그리워하고 있다. 박규리·한승연·허영지·니콜·강지영 등 멤버들은 올해 7월 고인의 생전 목소리가 담긴 곡 ‘헬로’를 공개했다. 이후 8월 24~25일 일본 오사카에서 연 콘서트에서 헬로 무대에 구하라의 몫까지 마이크 6개를 놓아 감동을 안겼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