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사도광산 추모식 불참하는 한국 정부, 유감”

입력 2024-11-24 10:47 수정 2024-11-24 13:17
사도 광산 입구와 내부 터널의 모습. 연합뉴스

한국 정부가 일제 강점기 사도광산의 강제징용 피해자들을 추모하는 행사에 불참을 통보한 데 대해 일본 정부가 유감스럽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일본은 지난 7월 사도광산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될 때 한국의 동의를 얻기 위해 매년 추모식을 개최하기로 약속한 바 있다.

일본 외무성은 24일 주한 일본대사관을 통해 “일본 정부는 사도광산 추모식 주최자인 현지 관계자와 협력하면서 일·한 정부 간 정중하게 소통해 왔다. 한국이 행사에 불참한다니 유감스럽다”고 전했다. 일본은 “어쨌든 의식은 올해 7월 세계유산위원회의 일본 정부 대표 성명에 따라 현지 관계자를 중심으로 예정대로 개최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현지 언론도 한국 정부의 사도광산 추모식 불참 소식을 비중 있게 다뤘다. 일본 일간지 아사히 신문은 “일본은 성심성의껏 대응해 왔다. (한국 정부의 행사 불참이) 심히 유감스럽다”고 말한 일본 외무성의 한 간부 인터뷰를 실었다. “(한국 정부의 불참이) 유감스럽다. 함께 추모하고자 했다”라는 나가타현 시민단체의 목소리도 전했다.

다른 일간지 산케이 신문은 “윤석열 정권은 일본과 협력을 중시하는 자세를 유지해 왔지만 역사 문제를 둘러싼 국내 여론에 발목이 잡힌 모양새”라고 분석했다. 교도 통신은 “한국이 국내 여론에 과잉 반응하고 있다”며 불만을 표하는 한 외무성 간부의 발언을 실으며 한국 외교부 당국자를 인용, 한국이 내년 이후 행사에는 참석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한국 정부는 사도광산 추모식에 대한 일본 정부의 진정성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전날 불참을 통보했다. 특히 일본 정부 대표로 참석할 예정인 이쿠이나 아키코 외무성 정무관(차관급)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 이력을 문제 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추모사에서 강제징용을 어떤 식으로 언급할지, 조선인을 위로하는 내용이 담길지도 불투명했다.

사도광산 추모식에 참석하기 위해 전날 일본에 도착한 한국 당국자와 유가족 9명은 별도의 자체 행사를 열 계획이다. 한국 정부 측 대표인 박철희 주일대사도 일본 추모식이 아닌 자체 행사에 참석한다.

김진욱 기자 reality@kmib.co.kr